7세때 시카고로 입양된 조정현(미국명 케빈 버킷)씨가 자녀들에게 뿌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생부모를 찾고 있다.
조씨가 한국에서 살았던 곳은 대포가 보이는 군대에서 가까운 다리 근방이다. 조씨의 어머니는 술집을 운영했고 술집 뒷방에서 가족들이 살았다.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주로 밤늦게 귀가했고 자주 다퉜다는 것이 조씨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조씨의 가정이다. 가정부의 손에서 자란 조씨는 할아버지가 상선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과 낮에는 집근처에 있는 강둑을 거닐며 혼자 노는데만 열중했던 기억이외엔 부모, 친구의 이름 등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어느 날 가정부 아줌마가 장보러 가는데 나를 데려갔어요. 이가게 저가게 다니다가 귤을 까먹으며 기다리라고 하고는 아줌마가 돌아오지 않았지요. 평소 마을을 잘 다니지 않던 저는 어디가 어딘지 몰하 하루 쯤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고아원으로 가게 됐어요.”
당시 조씨를 더욱 놀라게 한 사실은 2살위인 형, 병현씨가 조씨가 간 고아원에 있었던 것이다. 조씨는 당시 형이 어떻게 고아원에 가게 됐는지조차 묻지 않았다. 버려졌다는 확신과 부모에게 더 이상 기댈 것이 없다는 자포자기한 마음에서였다.
이후 조씨는 시카고로 입양됐고 형은 조씨가 입양된 다음 해에 노스 다코다로 입양됐다. 조숙했던 조씨는 루즈벨트 고등학교에 재학할 때 여자친구와 시간 보내는 것이 좋아 학교를 중퇴했다.
후일 10살 연상의 폴란드계 여성과 결혼한 조씨는 현재 이혼을 앞두고 있다. 20여년을 시카고 한인타운에서 살면서 한인 커뮤니티와는 인연을 맺지 않았던 그가 이혼을 앞두고 어린 아이들에게 자아 정체를 찾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애들이 자라는 걸 보니 저를 닮은 것 같아요. 이 아이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가 누구인지, 뿌리가 무엇인지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요.
잊고 싶었던 먼 기억속의 과거를 쫓으며 매일 아침 공장으로 출근하는 그는 가끔 유타주에서 자동차 정비업을 하고 있는 형에게 전화로 혈육의 정을 나누고 있다. 조씨의 가족에 대해 아는 사람은 847-830-6129로 연락하면된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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