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가 아한데 예서 쉴 수는 없다.
쿠바전을 끝으로 골드컵 1라운드를 마친 한국축구대표팀이 뒤돌아볼 겨를없이 먼 길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골드컵 대회는 한국축구의 비원인 월드컵 본선 첫승과 16강 진출에 필요한 담금질 무대일 뿐 애당초 최종목표는 아니다. 따라서 태극사단을 지휘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골드컵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이번 패사디나 2경기를 통해 나타난 갖가지 문제점을 재삼재사 분석 정리하며 한국축구가 진정한 과녁에 다다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처방전을 도출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취임 첫해인 지난 한해동안 수비라인을 뜯어고치는 데 거의 모든 정열을 쏟아부은 히딩크감독은 이달초 샌디에고 전훈부터 중점을 둬온 공격력 강화플랜이 아직 미흡하긴 하지만 가능성의 싹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아래 보다 다양한 전술을 시험하고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히딩크감독은 골드컵 대회뒤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을 벌이면서 중미 신흥강호 온두라스를 상대로 한차례 평가전을 갖기로 한 당초 계획을 취소하고 올해 첫 담금질 장소인 샌디에고로 되돌아가 강도높은 실험을 계속하고 이어 2월중순 남미 원정에 나선다는 뉴플랜을 세워놓았다.
히딩크감독이 태극전사들에게 입이 닳도록 주문하는 숙제 1호는 체력강화. 제아무리 앞선 기술이나 오밀조밀한 조직력도 체력의 뒷받침없이는 공허한 몸놀림에 그치기 십상이란 체험적 결론에서다. 한국이 지난해 12월9일 미국과의 서귀포 평가전때 조직력과 개인전술에서 우위를 보이면서도 후반 종반으로 갈수록 미국에 주도권을 내준 것도, 지난 19일 골드컵 경기 막판 결승골을 내준 것도 정신적으로 나사가 풀린 게 아니라 육체적으로 나사가 풀린 때문이었다고 보고 ‘히딩크사람들’은 태극전사들에게 청소년선수들을 다루듯 체력훈련을 강요하고 있다.
불과 지난해 초만 해도 한국축구의 대들보로 자리를 굳히는 듯했던 고종수, 테크닉사커의 대명사로 통했던 윤정환, 지난 10여년동안 태극사단을 굳게 지켜온 홍명보 등이 차례로 밀려나고 이천수 차두리 박지성 등 신예들이 대거 발탁된 배경 또한 자잘한 기술이나 전술적 플랜에 따른 취사선택 이전에 체력적 커트라인 통과여부를 일차적 잣대로 삼았다는 분석도 있다. 히딩크의 체력강화 특별주문은 또 미국뿐만 아니라 파워축구의 대명사 폴란드를 염두에 둔 ‘전쟁준비’ 차원이기도 하다.
한편 히딩크사단은 황선홍 유상철 최용수 등 일본 프로리그 3총사가 소속팀 요청에 따라 1라운드뒤 조기 귀국하게 됨에 따라 차두리 김도훈 등 남은 카드를 총동원, 공격편대를 재정비하는 한편 이천수를 공격형 미드필더와 왼쪽 날개로 번갈아 배치하면서 공격력 극대화 포인트를 찾아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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