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낸 금메달, 빼앗긴 금메달.
한국이 20일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숏트랙 여자 3,000m 릴레이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 올림픽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벌어진 숏트랙 남자 1,500m에서 간판스타 김동성이 1등으로 골인하고도 진로방해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실격되는 바람에 금메달 1개를 도둑맞은 꼴이 됐다.
여자 릴레이의 ‘예고된 3연패’ 기쁨보다 김동성이 당한 ‘불의의 금메달 박탈’의 충격이 훨씬 컸다. 김동성은 이날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진 숏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엎치락 뒤치락 선두다툼을 벌이다 막판 선두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줄곧 그자리. 뒤쫓는 선수들의 숨소리가 더욱 거칠게 들려오며 가까워질 때마다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선두를 고수한 그는 두팔을 치켜들며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 꼴찌로 달리다 두어바퀴를 남기고 2등으로 치고올라간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는 최후의 역전에 끝내 실패하며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2위.
1,000m 결승에서 불의의 충돌사고때문에 손에 꼽은 금메달을 놓쳤던 김동성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며 막 황금빛 세리모니를 시작할 즈음, 운명의 골드박탈 결정은 바로 그때 나왔다. 심판들의 즉석 회의끝에 2위로 따라붙은 오노가 반바퀴를 남기고 인사이드쪽으로 파고들며 추월하려는 순간 앞서가던 김동성이 ‘제 궤도를 살짝 비틀어 고의로 가로질러 진로를 방해’했다며 실격판정을 내린 것.
김동성은 태극기를 얼음바닥에 내동댕이치며 허탈과 분노를 표했고 졸지에 은메달에서 금메달로 승격된 오노(2분18초541)는 껑충껑충 뛰며 환호했다. 은메달은 중국의 리지아쥔(2분18초731), 동메달은 캐나다의 마크 개넌(2분18초808)에게 돌아갔다.
숏트랙 여자 3,000m 결승에서 주민진·최민경·최은경·박해원을 내세운 한국은 양양A를 중심으로 타도한국에 나선 중국과 접전끝에 4분12초793으로 우승, 94년 릴리하머·98년 나가노 대회에 이어 동계올림픽 3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지켰다. 중국은 4분13분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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