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세계 테니스계를 호령했던 피트 샘프라스가 재기의 칼을 갈고 있다.
샘프라스는 90년대 후반 전무후무한 6년 연속 세계랭킹 1위, 통산 63개 대회 우승을 차지한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테니스 스타다.
그 가운데 그랜드슬램 우승만도 13회나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테니스 역사를 통틀어 철옹성 같은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다. 샘프라스는 또한 생애통산 4,200만달러의 상금을 획득, 이 부문에서도 현역 최고 기록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나이 30문턱에 들어서면서 천하의 샘프라스도 노쇠 기미를 보여왔다.
특히 2001년 시즌 샘프라스는 19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연속 무관에 그쳤고, 랭킹도 12년만에 최하위인 세계 10위로 떨어졌다. 샘프라스의 퇴장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샘프라스는 이러한 주변의 시각을 단호히 거부하며 재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그는 얼마 전 미국 대 슬로바키아의 데이비스컵 경기 미국 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하면서 이 대회를 재기의 신호탄으로 삼았다. 샘프라스는 지난 2년간, 데이비스컵 출전을 거부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샘프라스는 천부적인 재능에 힘입어, 힘들이지 않고도 우승을 밥먹듯 하는 선수라는 인상을 심어왔다. 그러나 재기의 땀을 흘리고 있는 샘프라스는 자신에 대한 세간의 이러한 평가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내가 세계 1인자가 되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앞으로 재기를 통해서 나의 참모습을 보여주겠다"
샘프라스는 말한다.
지난 1990년대, 피트 샘프라스와 안드레 애거시라는 양강 체제로 굴러온 세계 남자 테니스계는 두 선수 모두 30세를 넘기면서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신세대를 주도하는 선두그룹은 러시아의 마랏 사핀을 비롯, 호주의 레이튼 휴이트, 그리고 미국의 10대 선수 앤디 로딕 등을 꼽을 수 있다.
전 세계랭킹 1위 짐 쿠리어는 샘프라스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샘프라스는 앞으로도 그랜드슬램 우승을 몇 번 더할 수 있는 선수다. 그는 남다른 천부적 재능의 소유자다. 하지만, 나이 삼십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피나는 몸 가꾸기 훈련이 필수적이다"
샘프라스의 우승 가뭄은 2000년 여름 여배우 브리지트 윌슨과의 약혼 및 9월에 있은 결혼의 산물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 테니스 스타 존 매켄로는 말한다.
"결혼이 샘프라스의 테니스 커리어에 결정적 장애물이 된 것이 틀림없다. 실제로 결혼 이후부터 샘프라스표 플레이가 실종됐다"
매켄로 역시 여배우 테이텀 오닐과 결혼한 바 있고, 나중에 여가수 패티 스미스와 재혼했다.
샘프라스는 최근 베벌리힐스에 시가 850만달러 상당의 영지를 구입했다. 결혼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브리지트와의 결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사건이다. 결혼을 통해 세상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결혼이 테니스 경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90년대, 샘프라스의 최대 적수였던 안드레 애거시의 삶을 통해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두 사람간 차이가 있다면, 샘프라스가 결혼 후에도 테니스에만 전적으로 매달린 반면, 여배우 브룩 실즈와 살았던 애거시는 스테피 그라프와 재혼하고 아들을 낳은 이후부터 가정생활을 중시하고, 과외 비즈니스에 관여해 왔다는 점이다.
최근 1, 2년은 결혼 외에도 샘프라스의 테니스 인생에서 일대 전환기였다.
그는 2001년 전반기를 끝으로 오랜 세월 한솥밥을 먹은 테니스 선수 출신 폴 아나콘 코치와 결별했고, 의류 스폰서인 나이키사와도 갈라섰다. 샘프라스가 나이키사가 제시한 수년간 수백만달러의 광고계약 갱신 제의에 대해, 자신의 가치를 모독하는 수준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샘프라스는 또, 자신의 매니지먼트 회사 AMG와의 계약파기도 위협했으나, 마이클 오비츠 회장이 신세대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샘프라스를 위무하는 선에서 갈등이 봉합되었다.
이같은 일련의 변화는 무슨 일이든 한 우물만 파는 외곬수라는 이미지를 가진 샘프라스에게 파격의 연속처럼 비춰졌다. 이를 통해 샘프라스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보다 새롭고 개방적인 테니스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
샘프라스는 은퇴 이후의 삶을 목표로 테니스 외적인 방면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가 현재 참여중인 가장 큰 프로젝트는 스포츠 억만장자 필립 앤슈츠와 손잡고 캘리포니아 카슨에 스포츠 트레이닝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2003년 개관 목표인 이 사업은 공사비만도 1억2,500만달러 소요되는 초대형 스포츠 프로젝트로써, 그 안에는 축구장, 육상트랙 경기장, 컨디셔닝 센터를 포함한 일련의 엘리트 스포츠 훈련시설들이 들어선다. 또한 이 센터에는 ‘샘프라스 테니스 아카데미’ 학교도 들어설 전망이다.
한편, 1억달러의 상품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샘프라스는 최근 신설된 ‘테니스 채널 케이블’ 네트웍과 손잡고 광고 프로모션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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