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인 유방 X선 검사(mammogram)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30% 이상 감소시킨다는 70~80년대의 연구결과에 대해 덴마크의 한 연구팀이 최근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의학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국립 암연구소의 자문역할을 하는 암 전문가들의 모임인 ‘피지션스 데이터 퀘리’ 패널의 1월 토론회에서도 덴마크 팀과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는 말이 흘러나온 반면 연방보건후생부의 이 문제 전담반은 지난달 X선 검사의 유효성을 재확인하면서 지금까지 만 50세로 되어 있던 정기검진 시작 연령을 만 40세로 낮추도록 권고했다.
현재 연방보건후생부와 국립 암연구소는 현재 여성들에게 1~2년에 한번씩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며 발병 가능성이 높은 여성들은 40세 이전부터 검진을 받을지 여부, 얼마나 자주 받을지를 상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논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두 명의 전문가에게 양쪽의 입장을 물었다.
<찬성> 50세 이상 여성에게는 확실하다
알프레드 O. 버그 박사(보건후생부 유방 X선 문제 전담반, 워싱턴대학 가정의학과장)
과거의 연구들이 수준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결과를 뒤집을 만큼 심각한 허점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X선 검사를 매년 하는 것이 2년마다 하는 것보다 좋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2년마다 하라고 못박지 않는 것은 우리의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놓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의사와 환자 개개인이 결정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습관 형성에 좋다는 견해들도 있다. 만 40~49세 여성들의 경우, 언제, 그리고 얼마나 자주 X선 검사를 받을 것인지 의사와 개별상담을 통해 정하라고 권고한 이유는 시작 연령을 만 50세로 못박는 것이 다소 임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정기검진의 효과는 만 5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서 가장 확실하고, 50세 미만인 경우, 허위 양성반응이 나타나기 쉽다.
유방의 자가검진이 불필요한 의사 양성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결론에도 불구하고 자가검진이나 의사의 유방촉진에 대해 하라, 마라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가검진이 이로운 점보다 해로운 점이 많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해외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미국인들에게 곧바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의사의 촉진은 X선 검사와 떼어내어 그 자체만 대상으로 한 연구가 없으므로 어떤 입장을 밝힐 수가 없다. 유방 X선 검사의 위험부담은 방사선 노출보다는 불필요한 생체검사를 초래하는 허위 양성반응에 있다. 그러므로 X선 검사는 50세 이상 여성의 경우 확실히 유방암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검사를 하는 100명의 여성 중 1명만이 실제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에서 구제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모든 여성들이 검사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아닌 셈이다.
<반대> 사망률 줄인다는 증거 없다
도널드 A. 베리 박사(피지션스 데이터 퀘리 패널, 휴스턴 앤더슨 암센터 생체통계학 과장)
우리가 정기 X선 검사 지침에 수정을 요구한 것은 검사가 유효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상당히 약하다는 점을 발견했고, 또 유방암에 대한 불안 때문에 여성들이 필요 이상으로 검사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결론은 국제적으로 행해진 7개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들 연구가 완벽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 X선 검사의 유효성 여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우리는 장기간 토론을 거듭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정기 X선 검사가 사망률을 줄이는가 라는 것이고, 이에 대해서 우리는 불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X선 검사의 유효성을 절대적으로 검증해낸 연구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지속적으로 정기검진을 권장하는 것은 X선 검사를 통해 유방암이 발견된 환자인 경우 촉진을 통해 발견된 여성들보다 치료 경과가 훨씬 좋다는 선입관 때문이다. 하지만 X선 검사가 이 차이를 가져왔다는 것 역시 증명되지 않았다.
이런 선입견이 생기게 된 것은 X선 검사가 의사의 촉진보다 공격적인 암을 좀더 조기에 찾아내고, 또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종양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촉진은 단기간에 퍼지는 악성 종양을 찾아내는 경향이 있다. 촉진으로 발견되는 경우, 악성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X선 검사보다 사망률이 더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에겐 아직 정기 X선 검사로 발견된 작은 암이 이미 유방 이외로 전이되었는지, 또 어떤 종양들이 더 위험한지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늘 불필요한 치료가 따를 가능성이 있다.
여성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X선 검사의 위험부담들-의사 양성반응으로 인한 불필요한 수술과 비용 등-을 이로운 점들과 잘 저울질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때문에 여성들이 X선 검사를 그만 둘지 모른다는 점에 대해선 전혀 불편한 마음이 없다. 아내에게도 X선 검사를 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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