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째 우승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땅콩’ 김미현이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
3일 조지아주 스탁브릿지의 이글스랜딩 컨트리클럽(파72·6,187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LPGA 칙필레이 채리티 챔피언십(총상금 125만달러)에서 지난해 2주 사이 거푸 연장전 패배의 쓰라림을 안겨준 디펜딩 챔피언 아니카 소렌스탐과 로지 존스와 사이에 끼어 한 조로 험난한 출발을 하게 됐다. (티타임=LA시간으로 오전 9시)
박세리가 2년전 무관의 설움을 겪었을 때 김미현은 "나는 설마"하며 자신이 바로 그 다음해서부터 똑 같은 신세가 될 줄 미처 몰랐다. 그러나 후배 장정을 서든데스 연장전에서 누르고 세이프웨이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던 때가 어느새 20개월 전.
어쩌면 후배의 마음을 아프게 한 그 연장전 우승이 ‘징크스’ 불러왔는지도 모른다. 김미현은 그 뒤 ‘들러리 블루스’에 걸려 똑 같은 아픔을 계속 맛보게 됐다. 김미현은 지난해 4월15일 오피스디포 챔피언십에서 소렌스탐에, 29일 캐시 아일랜드 챔피언십에서는 존스에 거푸 연장 첫 홀에서 패하며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이어 8월에 열린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도 박세리에 앞길이 막혀 3번 우승 기회를 다 놓친 경험이 뼈아프다.
김미현은 착잡한 마음에 지난 오프시즌 필 리친 코치를 찾아가 특유의 오버 스윙을 뜯어 고쳤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LPGA투어에서 이미 2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을 벌게 해준 스윙을 고쳤을까. 김미현은 그 마음 고생 때문인지 살도 쪽 빠졌다.
아픔을 준 ‘원수’들을 지난해 컷오프 탈락했던 대회 장소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김미현이 과연 통쾌한 복수전을 펼쳐 20개월만의 첫 우승을 신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지난 올시즌 오피스디포 챔피언 박세리, 지난주 롱스드럭스챌린지에서 아깝게 준우승한 한희원, 박지은, 박희정, 장정, 펄 신, 이정연, 이선희 등 풀시드권자 한인골퍼 9명이 전원출동한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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