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오크필드에 있는 오크필드-앨라배마 고교는 졸업을 앞둔 12학년들을 위한 프롬을 금요일 저녁에 연다. 프롬 참석 희망자는 오전 11시까지 정상수업을 마친 뒤 파티에 갈 수 있다. 축제 분위기를 깨는 조치 같지만, 학교측은 “프롬은 수업의 연장”이란 교육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프롬이 커뮤니티 모두의 축제임을 부각시켜 12학년들에게 책임감을 불어넣는 방법으로 탈선을 방지하려는 학교도 있다. 매릴랜드주 브룬스윅의 한 고교는 학교 체육관에서 프롬을 갖는다. 후배들은 12학년 선배들을 위해 1주일 전부터 체육관을 멋들어지게 장식한다. 프롬 당일 저녁 체육관 앞에서 리무진이 서고 12학년들이 내리면 조명이 집중된다.
체육관 입구까지 깔려 있는 붉은 색 카펫 위를 걸어가는 12학년의 양옆에는 후배, 학부모, 주민들이 도열해 분위기를 돋운다. 12학년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온전히 커뮤니티 전체의 축제가 된다. 그만큼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게 부담스러워진다는 얘기다.
캔자스주 캐니 밸리의 한 고교는 프롬이 끝난 뒤, 11학년과 12학년의 부모들이 주최하는 ‘애프터 프롬‘을 갖는다. 프롬에서 한껏 느슨해진 학생들이 만에 하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그리고 모든 행사가 끝나면 다음날 아침을 먹은 뒤 드레스와 턱시도를 한 채 모두 교회로 향한다. 라크레센타의 크레센타 밸리 고교의 한인학부모회도 프롬 탈선을 막기 위해 애프터 프롬을 매년 마련해 건전한 프롬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남녀가 쌍쌍으로 참석하는 전통이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는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프롬에 가고 싶어도 남자의 초대를 받지 못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추억거리를 만들려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여학생들끼리 파티장에 등장해도 창피하지 않다. 함께 모여 춤을 추다가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귀가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남자 파트너와 밤 늦도록 같이 있는 것이 껄끄러운 여학생들에겐 여간 편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요즘 프롬이 폭음과 엑스터시 사용, 선정적인 춤 등으로 부모들을 근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이 졸업을 앞두고 좋지 않은 경험으로 상처 입을 것을 염려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일이 따라 다닐 수도 없다. 그래서 아예 프롬에 보내지 않음으로써 ‘초동진압’을 하려는 부모도 있다.
그러나 일생에 한번뿐인 행사이고 하기에 따라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으며 사회의 한 부분을 맛볼 수 있는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주의는 주되 “너를 믿는다”는 말로 걱정을 대신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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