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박세리(24)의 ‘레이다’에 걸리면 끝장이다. 4타차로 앞서가던 통산 32승 경력의 백전노장 베스 대니얼도 꼼짝없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맥도널드는 두 번 먹어도 맛있다." 저력의 박세리(24)는 9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퐁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79타를 기록, 대니얼을 3타차로 가볍게 따돌리고 지난 98년 LPGA투어 데뷔 첫승을 신고했던 무대서 42년된 미키 라이트의 최연소 메이저 4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세리는 우승상금 22만5,000달러를 받아 시즌 토탈 52만6,866달러로 시즌 상금랭킹도 아니카 소렌스탐에 이어 2위로 껑충 뛰었다.
불과 4년반만에 15승을 쓸어담은 박세리보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 많은 현역선수는 이제 줄리 잉스터와 벳시 킹(이상 6승), 그리고 카리 웹(5승)까지 단 3명밖에 없다.
박세리는 이날 통산 32승 경력이 빛나는 대니얼에게 4타나 뒤진 채 최종 4라운드에 들어갔다. 그러나 박세리가 2번과 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대니얼의 리드는 첫 4개홀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초조해지기 시작한 대니얼은 박세리가 스리펏 보기를 범한 5번홀에서 한술 더 뜬 더블보기를 범해 또 1타를 까먹은 뒤 10번홀에서 덜미를 잡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10번홀에서 박세리가 버디를 잡은 반면 대니얼은 보기로 주저앉아 역전 당한 것.
그 다음부터는 ‘노 매치(No Match)’. 박세리의 뚝심에 눌린 대니얼은 12∼13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고, 박세리는 14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4타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확정지었다.
박세리는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총상금 210만달러가 걸린 에비앙 매스터스에 참가하기 위해 필라델피아 공항으로 직행, 프랑스로 가는 전용 항공기에 탑승했다.
한편 첫 3일간 부진했던 소렌스탐은 이날 대회 신기록인 6언더파 65타를 휘둘렀지만 합계 이븐파 284타로 단독 3위에 올라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한데 만족해야 했다. 이어 박지은은 8오버파로 공동 18위, 박희정은 11오버파로 공동 25위, 김미현은 12오버파로 공동 33위, 그리고 장정과 한희원은 16오버파로 공동 57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박세리와 대니얼 단 2명밖에 없다.
인터뷰
-소감은.
▲너무나 기분 좋다. 모든게 마음에 든다. 스윙에도 자신 있고 퍼팅도 잘됐다. 어렵고 긴 코스였지만 페어웨이도 그린도 몇 번 미스하지 않았고 퍼팅실수도 거의 없었다. 우승의 비결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언제 우승을 확신했나.
▲(웃음)네버, 에버(Never, ever). 대니얼과 웹 등 최정상급 선수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라. 코스가 너무 어려워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오늘 역전이 가능하다 생각했는가.
▲이븐파만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연소 메이저 4승 기록을 세웠는데.
▲아니카 소렌스탐이 59타를 치면 난 58타를 치고 싶다. 그리고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이 남아있는 최연소 그랜드슬램 기록이 탐난다. 그러나 이런 저런 기록에 큰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여하튼 신기록이라니 기쁘다. 모르는게 약이었을 수도 있다.
-월드컵에 스팟라이트를 빼앗긴 기분인가.
▲할 수 없다. 나도 보고 싶지만 나는 내가 해야할 임무가 있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 경기를 볼 수가 없다. 그저 마음 속으로 한국의 선전을 바랄 뿐이다.
-아직도 삼성 모자를 쓰고 있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다. 계약은 이미 끝났지만 지난 5년 동안의 후원에 보답하는 마음에서 한번 더 썼던 것이다. 이 모자가 그리울 것 같다.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에서 샴페인이라도 터뜨릴 것인가.
▲(웃음)와이 낫(Why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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