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컨벤션센터, 스테이플스센터 등 큰 손 고객이 많은 한인 꽃집을 알게 돼 한 번 소개하고 싶었다. 그 한인은 정중히 거절했다. “예전에 한번 취재에 응했다가 어떤 한인이 우리 고객으로 소개된 호텔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거래를 뺏으려고 해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일 이후 한인사회에는 소개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대형 마켓 오픈·상가 건립 등의 프로젝트를 쫓을 때도 비슷한 대답을 듣게 된다. “한인들이 알면 훼방 놔 다 된 에스크로도 깨진다”는 하소연이다.
이런 일을 매번 경험하다 보면 답답해진다. 무엇이 이들을 숨게 만들까. 한인들끼리의 공정거래에 대한 의심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다. 공정거래 불감증이 ‘쉬쉬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지나 않나 하는 생각도 감출 수 없다.
마켓 반찬부를 취재하려고 했을 때도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마켓 방침상 주방을 공개할 수 없다는 곳도 있었다. 주방 운영의 이모저모가 알려지면 공정 경쟁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미 최대의 회계법인 중 하나인 ‘언스트 앤 영’은 한인운영 비행기부품 납품업체인 ‘CBOL’의 창업자 스펜서 김씨를 올해의 기업인 후보로 꼽았 었다.
이 업체는 87년 설립된 뒤 은행돈을 끌어다 쓴 적도, 탈세한 적도 없는‘원칙’만을 고수해 왔다고 한다. 당일 매출액과 직원 출결상황 등 회사 정보를 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었다.
다른 업체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모든 것은 공개돼 있었다. CBOL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음습한 비밀주의를 버렸기에 가능한 일로 비쳐졌다.
공정거래, 투명경영, 원칙주의를 포기하려 드는 일부 한인들은 한인사회의 공정성에 깊은 의구심을 갖고 있었고 그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하루 빨리 한인사회에도 공개성의 원칙이 확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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