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업소운영 이선자씨, 총알 복부 관통…생명 지장 없어
히스패닉계 추정 범인, 금전 출납기 들고 도주하며 총격
사건 드문 시골, 주민들도 충격
지난 6일 섬너 인근 앨더튼의‘앨더튼 제너럴 스토어’에서 발생한 권총 강도사건(본보 8일자 보도) 피해자가 한인 업주인 이선자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주 한인 그로서리 협회의 황윤경 회장은 이날 오후 5시15분 경 히스패닉계로 추정되는 강도로부터 총을 맞아 피를 흘리며 업소 출입문 앞에서 발견된 이씨가 8년째 이 그로서리를 운영해온 이희성씨의 부인이라고 밝혔다.
사건 후 김기영 수석 부회장 등과 피해업소를 다녀온 황 회장은 22구경 총탄이 이씨의 갈비뼈 사이를 뚫고 옆구리로 관통, 현재 중태지만“회복 속도가 빨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2층에 살림집을 두고 업소를 운영해 온 이씨 가족 중 섬너 고등학교 2학년생인 딸 수 양은 총 소리와 비명소리를 듣고 아래 충으로 달려 내려와 보니 어머니가 피를 흘리며 출입문 근처에서 반쯤 무릎을 꿇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수 양은 즉각 911로 신고한 후 고객의 도움으로 어머니에 응급조치를 취했다. 이씨는 타코마의 세인트 조지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수 양은 시애틀 P-I지에“조용한 동네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무섭다”며“그동안 우리 업소가 여러 번 강도를 겪었지만 총격을 당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시 담배 구입을 위해 코스트코에 있었던 이희성씨는 7일 오후“이제 괜찮아졌다.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 국의 에드 트로이어 대변인은 범인의 인상착의나 차량 등 자세한 정보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이씨의 경과가 좋아지는 대로 그녀의 진술을 통해 범인의 윤곽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 업소에 물건을 납품하는 한 한인은 이씨 부부가 시사에 밝고 온화했으나 말수가 적어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 했다며“젊지 않은 나이에 부부가 종업원 없이 가게를 꾸려가며 남매를 공부시켜 정이 갔던 업소였다”고 말했다.
주민 대부분이 백인들로 서로 알고 지내는 농촌마을 앨더튼에서 강도 총격사건이 발생하자 대다수 주민들이 충격을 받고 자신들의 신변안전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이씨 가족이 고객들에게 친절했으며 업소 벽에 대형 게시판을 걸어 놔 동네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했다고 입을 모으고“다른 업주들도 혼자 가게를 지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이씨 업소에는 이씨의 빠른 회복을 염원하며 꽃과 카드를 들고 오는 주민과 친지들이 줄을 이었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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