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실적 발표에 지역 주민과 투자자들의 눈이 쏠려있다.

과연 지난 2년 가까이 침체에 빠져있는 기술 기업들이 이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며칠간 기술주의 급등세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된 4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보통 수준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기술산업이 최악의 상태는 벗어났다는 의미이나 조만간 급성장세로 침체를 회복할 것이라는 증거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14일 발표된 인텔의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고 생산비 절감 기술에 대한 투자 덕분에 순익도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함으로써 반도체산업이 회복되는데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 의견에는 설비투자 삭감 결정이 이번 사이클에서의 회복이 예상만큼 빠르지 않다는 의미이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만족시키겠지만 올해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은 닷컴 버블 붕괴와 텔레콤 부문의 설비 투자 축소로 고전하고 있는 데다 무료로 제공되는 운용체제(OS)인 리눅스와 저가 산업 표준 부품으로 만들어진 서버들의 등장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에 비해 인터넷 황제 야후는 온라인 광고와 서비스 매출 호조에 힘입어 회계 연도 4분기에 4천6백2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야후는 4분기에 주당 8센트 순익을 기록, 지난 해 같은 기간 주당 2센트 손실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의 4분기 실적을 보면 2억8천5백8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지난 해 같은 기간 1억8천8백90만 달러에 비해 51% 향상된 실적을 올렸다.
야후는 또 2003년 매출이 12억2천만 달러, 수익이 3억3천만 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맥킨토시 컴퓨터 제조업체인 애플컴퓨터도 회계연도 1분기 결산 결과 전망치를 무난히 달성했다. 애플은 12월 28일 마감된 회계연도 1분기에 8백만 달러(주당 2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14억7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세후 구조조정 비용 1천7백만 달러, 세후 회계 조정 자금 2백만 달러를 제외할 경우엔 1천1백만 달러(주당 3센트)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또 이 기간 동안 총 74만3천대의 매킨토시를 판매,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기술기업으로 알려진 IBM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2% 증가해 2백32억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IBM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사업으로 알려진 IT 서비스는 호조를 보였다.

IBM은 지난해 4분기에 JP모간과 50억달러 규모의 IT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하는 큰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매출액 감소가 두드러질 우려가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와 대비해 11% 늘어난 86억달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주당 49센트보다 소폭 줄어든 45센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지난주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들에게 MS의 독점으로 인해 소프트웨어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고 있다는 내용의 소송을 취소하는 대가로 11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홍민기 기자>
김형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