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이병 아들 쿠웨이트 파병 신동준씨 부부
▶ 전쟁 임박 뉴스에 하루에도 몇번씩 가슴 ‘철렁’
이라크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강경발언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지만 시카고 한인사회는 평온한 듯 보인다. 그러나 지난 12월26일 갑작스런 소집명령을 받고 아버지에게 ‘매직베개’를, 엄마에게 ‘화장품’을, 누나에게 ‘도서 선물권’을, 막내에게 ‘게임기’를 선물하고 이라크가 지척인 쿠웨이트로 떠난 신명철(데이빗 신, 19세)군의 부모인 신동준, 신인선 부부는 요즘 모든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하루에도 수없이 가슴이 철렁한다.
UIC(정치외교학과 2학년)에 재학하면서 육군 예비군으로 복무중인 신명철군은 중학교때에는 학생회장을 맡아 리더쉽을 발휘하고 대학 1년반 동안 전과목 A를 받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다.
친구들과 한참 어울리는 19세의 어린 나이이지만 자립심도 강해 대학 입학 후에는 학비 등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예비군에 지원, 한달에 한번씩 훈련을 받고 방학이면 먼 곳으로 떠나 길고도 고된 훈련을 받아왔다.
명철군 사진첩을 펼쳐 보이며 이 아이가 내 아들이라고 소개하던 아버지 신씨는 “엄마하고 처음에 많이 말렸지만 자식에게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지원서에 사인을 해줬는데 소집명령을 받아 아들이 떠나고 전쟁이 다가온다는 소식을 매일 듣고 있으니 그때 왜 끝까지 말리지 못 했을까 하는 후회도 많이 된다”며 “겨울에 위스칸신에서 혹한기 훈련을 받던 아들이 차라리 따뜻한 곳에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래서 쿠웨이트로 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에 소집된 병사중 대학생은 단 4명이고 그 중 2명이 UIC에 다니는 한인 학생이다. 여기에 포함돼 가장 어린 나이로 소집명령을 받은 신군은 1월2일 위스칸신으로 집결해 70명의 동료들과 함께 1월5일에 쿠웨이트로 떠나 육군 포병대에서 복무하고 있다.
가족과 통화를 하기 위해서 2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또 교환과 6분을 이야기한 뒤에야 연결이 되는 상황에서도 신군은 “모두 괜찮고 자신과 같이 있는 동료들 중에 변호사를 하다 온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많은 이야기와 격려를 해주고 부대를 책임지고 있는 장군과도 대화를 많이 나눈다”면서 오히려 “걱정하지 말라”며 부모를 안심시키는 대견함을 보인다고.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항상 불안한 것이 인지상정. 신군의 부모는 “키가 다른 민족 아이들보다 작아 항상 걱정을 했는데 그 곳에서도 고생을 더 많이 하는 건 아닌지, 학창시절 늘 자유롭게 지내던 우리 아이가 당장 전선에서 전쟁이 터지기만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매일 기도를 해도 불안하고 가슴이 떨린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주위에서 격려하는 한인들과 이웃들이 있어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머니 신씨는 “쿠웨이트로 떠나기 전 시카고에서 열린 환송회에서 명철군이 제기한 ‘자유를 즐기는 작전’(Operation Enjoying Freedom)이 환송회 행사 타이틀로 뽑혔다”며 이 제목을 인용해 아들을 전선으로 보낸 어머니의 심정을 편지에 담아 본보에 전해오기도 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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