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뉴욕 필하모닉 영 아티스트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클라리넷 주자 조원진(17·사진)군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하버드대학을 비롯, 컬럼비아, 줄리어드, 다트머스, 스왓츠모어 등 5개 명문대학에서 합격통지와 더불어 전액 장학금 등 각종 부가혜택을 제시하며 입학에 갖은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군이 클라리넷을 처음 접한 때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밴드에 가입, 당시 관심을 가졌던 플롯 연주자로 활동할 계획이었으나 정원이 차는 바람에 무심코 클라리넷을 집어들었다. 클라리넷과의 운명적 만남은 이때 시작된 것이다.
타고난 재능에다 남다른 연습으로 연주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 7학년부터는 주말이면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 클라리넷을 본격 전공했다. 중·고교 시절 링컨센터를 비롯, 굵직굵직한 무대에 오르며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고 9, 11, 12일 뉴욕 필하모닉 초청으로 협연을 갖기도 했다.
조군은 현재 하버드 대학 진학을 잠정 결정한 상태다. 이미 대학은 조군의 학업과는 별도로 보스턴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주자와 특별 사사를 약정해뒀다. 하지만 대학으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은 것은 클라리넷 실력때문만은 아니다. 연주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중·고교 학과 성적을 모두 A학점으로 장식했다.
또 재학 중인 로렌스 우드미어 고교에서는 재즈밴드와 다민족문화클럽의 임원으로, 그리고 12학년 대표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왕성하게 활동, 그의 역량을 맘껏 발휘했다.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출생 직후부터 부모가 아기침대 머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기만 했을 뿐 이후부터 모든 선택은 조군이 주도해왔다. 지금 당장 음악을 그만둬도 결코 후회가 없기는 조군이나 부모나 마찬가지.
그의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21년 전 어머니가 신혼살림으로 장만했던 13인치 텔레비전 한대가 차고에 놓여있을 뿐이다. 그것도 조군의 공연 녹화 테입을 볼 때만 사용한다. 음악 외에도 운동과 춤을 즐긴다. 특히 남미춤은 프로급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클라리넷 연주에 필수조건인 폐활량을 늘이기 위해 시작한 수영과 조깅, 스키 실력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운동은 바로 축구지만 자제하고 있다. 클라리넷 연주를 위해 손가락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맘놓고 축구를 할 수 없어 가슴이 아프다. 대신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5세때부터 시작한 피아노 역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장래 희망은 엉뚱하게도 정신과 의사다.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면 심리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무대에 섰을 때가 가장 신나고 즐겁다. 내가 가진 재주를 남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특히 음악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음악을 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주위의 강요보다는 스스로 음악이 좋아서 해야 하며 목표가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대학생활 중 가장 힘든 일이 있다면 아마도 여동생 하나와 클라리넷 이중주를 예전처럼 자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조원진군 역대 수상 경력>
1997년 1월 퀸즈 심포니 오케스트라/뉴스데이 영 솔로이스츠 콩쿠르 우승
1999년 3월 뉴저지 영 아티스트 콩쿠르 우승
2001년 6월 줄리어드 우수 학생연주가상
2001년 11월 줄리어드 콘체르토 콩쿠르 우승
2001년 11월 뉴욕 필하모닉 영 아티스트 콩쿠르 우승
2001년 11월 뉴욕 필하모닉 영 피플스 컨서트로 데뷔
2003년 4월 대통령 장학생 예술부문 준결승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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