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이 하는 행태를 보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베이징에서 열린 3자 회담의 진행과정이나 이번에 평양에서 열린 남북한 장관급 회담 등에서 북한이 전혀 평화적 남북대화에 응할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가진 3자 회담에서도 핵 시설 폐기를 기본으로 하는 제네바 협정도 무시한 채 핵 보유를 하고 있다고 큰소리치고 있고 평양에서의 남북한 회담에서도 여전히 자신들의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까지 통일에 대한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덮어놓고 돈만 퍼주고 그들에게 무릎꿇고 사정하며 ‘만나자’ ‘만나자’ 하는 자세로만 일관해 왔다. 통일부까지 있으면서 아직까지 남북한 통일문제는 뾰족한 대안을 갖지 못한 채 제자리를 걷고 있다. 남북한 통일은 반세기에 걸쳐 한국국민이라면 누구나 열망하고 바라는 숙원사업이다. 전담부처인 통일부가 1년이고 2년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을 상대로 한 공청회라도 열어 의견을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할 국가적 중대 사안이다.
무작정 엎드려 퍼주기만 하면서 ‘통일’ ‘통일’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특별한 대안도 없이 저들에게 달려들다간 자칫하면 저들의 간계에 휘말려 통일의 길은 점점 더 요원해 질 수도 있다. 북한의 수많은 탈북자나 수용소에서 신음하는 정치범들의 참상을 생각한다면 민주주의의 호흡을 하면서 자유주의의 맛을 본 우리가 어찌 이 문제를 함부로 생각하며 처리할 수 있겠는가. 만의 하나라도 잘못돼 남한이 저들의 치하에 들어간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 점을 우리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그럼에도 우리가 이 문제를 너무나 안일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통일문제만큼은 덮어놓고 해치우거나 다루어서는 안될 일이다.
북한은 이제까지 거짓말의 연속으로 미국을 화나게 하고 있다. 남한과 북한 양측에 이 문제를 잘해보라고 기회를 주었지만 아직까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남북한 분단의 역사는 1940년대 초 카이로 회담에서 비롯됐다. 당시 미국이 중국과 소련에게 남북한을 공동 관리할 것을 요청한 것이 그만 소련이 좋아서 군대를 몰고 내려와 북쪽은 저희가 관리하고 남쪽은 미국에서 관리하게 됐다. 그 후 우리는 스스로 자주 독립한다고 요란을 떨었지만 결국 통일 문제는 정치인들의 이용대상으로만 써 먹혀 왔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때를 포함해 햇볕 정책을 내놓은 김대중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결과가 무엇인가. 남은 것은 결국 퍼주었다는 사실 외에 아무 것도 없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금까지 가진 남북 적십자회담 횟수만도 500회가 넘었다. 이제 미국은 이를 보다못해 핵 폐기를 이유로 이 문제해결에 다시 개입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이는 남
북한의 자주통일 노선과 외교적 실패의 결과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모든 상황을 동등한 위치에서 미국을 상대하겠다고 일부 젊은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 현실적으로 그것이 가능한가. 실제로 IMF 환난 때도 미국기업이 가서 투자를 많이 해주고 구조조정을 해 한국경제가 살아났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미군이 필요 없다’ 국민들도 여중생 사망사건을 가지고 ‘반미성토’ 운운했지만 결국 미국이 실제로 한강 이남으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하자 당분간 늦춰달라고 요구하지 않는가. 이런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때로는 동포들까지도 제대로 이해 못해 혼선을 빚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다.
실제로 문제가 터지면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과 협조해가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왔다. 그러면서도 왜 한국인들은 미국이 싫다면서 이곳에 유학 오고 이민을 오지 못해 난리들인가. 미국 문화가 썩었다고 하면서 무엇 때문에 미국엔 들락날락 하는 건지.
좋은 것은 다 취하면서 한국인들은 정작 해야 할 일에는 너무나 인색하다. 그런 사고방식과 자세로 무슨 통일을 자주적으로 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남북한 통일문제는 센티멘탈한 생각에 무작정 들떠 ‘합하자’ ‘합하자’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한 3자 회담, 평양에서의 남북한 장관급 회의를 주시하면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통일에 대한 방법론에 있어 좀 더 신중하고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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