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이 끝난 후 세계의 이목과 미국의 관심은 북한의 핵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북핵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북경 3자회담에서 북한이 이미 핵 보유국임을 선언함에 따라 북핵문제는 과거 보다 심각한 발등의 불이 되고 말았다.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세계 각국의 정부마다 입장을 표시하고 있으며 식자들도 백가쟁명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식인 탁상공론만 무성할 뿐이다.
북핵사태의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이 사태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을 거부하면서 핵개발을 하고 있는 것은 체제 보장과 경제원조란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보자는 속셈인 것이다. 그리고 이 요구조건을 남한이 충족시켜줄 수 없기 때문에 남한은 안중에 두지도 않고 미국을 상대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총기 인질범이 몸값과 무사탈출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면서 대화의 대상으로 파출소장이 아니라 경찰국장을 상대하겠다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인질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한 방법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고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다소 희생의 위험이 따르더라도 스와트 팀을 투입하여 인질범을 무력으로 제압하여 사태를 수습하는 방법이다.
북한이 외교적 압력이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계속 추진한다면 군사력을 동원하여 핵시설을 파괴하거나 체제를 붕괴시키는 불상사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태가되면 북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피아간에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남한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남한은 북핵문제만 나오면 평화적 해결을 주장한다.
그러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면 만사가 잘 해결될 것인가. 결코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개발 포기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 줄 수 있다. 핵무기를 만들기로 한다면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북한에 못지 않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만약 다른 나라들, 예를 들어 아랍 산유국들이 핵무기를 만들어 미국과 흥정을 하려고 든다면 감당할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또 북핵문제의 여파를 한반도에만 국한시켜 보더라도 미국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불가침 약속을 할 경우, 미국은 북한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에 대해 손을 쓸 수가 없게 된다.
과거 월남 통일의 경우를 보면 북부월맹이 공산체제를 유지하면서 남부월남에서 베트콩이 무장투쟁으로 정부를 전복시킨 후 공산통일을 성취했다. 분단 상태의 한반도에서 북한체제가 보장된다면 남한에서 무장 투쟁 대신 이념 투쟁으로 남한 사회를 접수하여 북한 주도의 통일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벌써 남한사회에는 친북, 반미 성향이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손을 쓰지 못하게 되면 남북통일도 미국의 손을 떠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은 암적 존재일 수 있다. 암을 수술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과 고통이 수반된다. 그러나 암 덩어리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미국의 의지로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시키느냐 또는 북한의 요구 대로 미국이 따르느냐는 문제는 한반도의 장래에 대한 미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미국이 한국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버릴 것인가를 북핵문제의 처리를 보면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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