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사회는 11기 평통위원 명단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신청자 명단을 잘못 이해한데 기인한 단순 해프닝이었지만 평통위원 신청서를 낸 한인들의 반응은 무척 민감했다.
LA 한인회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한 한인들은 "왜 한인회측 사람들이 모두 빠졌느냐"며 회장단을 질책하는 전화가 하루종일 이어져 담당자가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고 자신이 위원으로 확정된 것으로 착각한 일부 한인들은 한발 더 나가 주변에 감사를 표하는 웃지 못할 일마저 벌어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특정인을 겨냥해 자질론을 거론하며 언론기관과 총영사관에 ‘투서’를 보내기도 했다.
평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번 명단 파문은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 있게 될 최종 위원명단 발표와 회장 선정을 둘러싼 잡음 재연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한인사회를 또다시 분란과 혼란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도대체 평통이 뭐기에 그토록 위원이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지 일반 대다수 한인들은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관심도 없다. 한국 정부로부터 자신의 위치를 인정받는 자리로 생각한다면 비켜가도 한참 비켜간 그릇된 생각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평통’이란 부끄러운 수식어를 떨쳐 버리고, 계속 존재해야 할 단체라면 지금이라도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목적과 기능에 맞도록 인식의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단체장이라고, 올드 타이머라고 당연히 위원으로 위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오만부터 버려야 한다. 나름대로 국제사회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고민하는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중이다. 비록 겉으로는 화려한 국가수반의 행차로 비쳐질 수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반대다. 북핵 문제를 놓고 강경책을 구사할지 모르는 미국을 달래야 하고 ‘제2의 IMF’로 불릴 정도로 위기를 맞은 경제를 살리는데 미국의 힘을 빌려야 한다. 또 한국 내 반미정서에 대한 미 행정부와 언론의 비판적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여간 어렵고 복잡한 일이 아니다.
이처럼 모국이 어려운 시기를 맞아 출범할 11기 평통위원들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하다. 한인사회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조직력을 과시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한인사회의 외면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황성락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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