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황당한 여행 경품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캘리포니아시티에 있는 미국 리조트 회사로부터 뜻밖의 1박2일 여행상품권이 당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체의 돈이 들지 않으며 특히 리조트에서의 1박과 아침식사, 리조트 투어가 제공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경품’에 대해선 워낙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지라 이 곳 저 곳 확인을 거쳐 모처럼 큰 맘먹고 가족여행을 떠났다. 교통편은 제공되지 않아 LA에서 95마일을 달려 모하비에 도착했다.
리조트는 30마일 더 가는 캘리포니아시티에 있지만 먼저 모하비에 있는 사무소에 들러 등록을 해야 했다. 하지만 등록을 마치자 업체 측은 “오늘은 리조트 방이 다 찼으니 사무소 인근 모텔에 묵고 다음 날 아침 7-8시 사이 리조트로 와 식사를 하라”고 하더란다. 그의 가족은 ‘허허벌판’같은 도시의 모텔에서 그 날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일찍 모하비를 떠나 30분만에 도착한 리조트에는 이미 한인, 중국인, 히스패닉 등 소수계 ‘경품 여행객’ 100여명이 식사를 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30-40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그는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투어에서도 리조트 직원의 투자와 멤버십 가입 등 장광설만 1시간 정도 듣고 LA로 돌아왔다고 했다. 장거리 운전에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그는 “모처럼 가족여행을 즐기려 했다가 금쪽 같은 주말만 허비했다”며 후회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한인은 그 만이 아니다. 라팔마에 사는 한 한인도 “리조트 설명회만 들으면 라스베가스 숙박권을 주겠다는 편지를 받고 칼스베드까지 갔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돌아왔다”며
“문제는 이 같은 경품 마케팅의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리조트 여행도 즐기고 캐시도 타는 행운도 잡으라’는 식의 ‘미끼’ 마케팅이 갈수록 성행하고 있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소수계는 주 타겟이다. 얄팍한 상술에 넘어가 시간 낭비하지 않으려면 한인들 스스로부터 조심해야겠다.
이 해광<경제부 차장>
hae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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