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장래준 <취재부 차장대우>
한국의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행한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 ‘북한 정권은 남한을 공산화하기 위한 무력 남침을 준비하고 마침내 1950년 6월25일 새벽에 38도선 전역에 걸쳐서 남침을 감행하였다. 이후 3년간 계속된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었다.
수많은 사람이 살상되고 전 국토가 초토화되어 대부분의 산업시설이 파괴되었다. 이와 동시에 남북간에는 적대감정이 팽배하게 되어 분단이 더욱 고착되었다’고 한국전쟁을 서술하고 있다.
사실 기자도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인데다 100만명의 사상자와 300만명의 실향민을 낸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뭐라 자신 있게 설명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후의 몸서리쳐지는 이념투쟁 아래 학창시절 철저한 ‘반공 이데올로기’의 교육을 받은 사실은 또렷히 기억하고 있다.
사실 당시 받았던 교육으로 현재를 바라보면 모두가 혼란스럽다.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사실 당시 교육으로 볼 때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붙이는 것조차 어색하다)과 회담을 갖는가 하면 최근 일본을 방문한 대통령이 "한국에서도 공산당 활동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나올 정도다.
물론 수천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고 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금강산을 관광하는가 하면 지난해 남북한 교역 규모가 6억4,000만달러를 넘어섰다는 바람직한 효과도 많다.
분명 우리가 어려서 배운 공산당과 북한에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최근에는 북핵 문제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기도 했으며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사회조사소(SSIC)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6대 도시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57%가 한국 전쟁이 일어날 경우 중국 정부가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있다.
이러한 혼돈의 와중에 뉴욕 한인들이 뜻 있는 행사를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1일 6·25 참전군인과 한인 100여명이 참석해 휴전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키세나팍에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기로 결의한 것. 이 자리에는 중국계인 존 리우 시의원과 유대계 배리 그로덴칙 뉴욕주 하원의원도 참석해 기념비 건립 지원 약속과 함께 참전군인들의 공로를 기렸다.
일부에서 ‘잊혀진 전쟁’이라는 비하마저 떠도는 가운데 ‘전쟁 바로 알리기’야말로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우리가 후손들에게 꼭 물려줘야 할 유산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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