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은 한인이민 100년을 기념하는 중요한 한 해였지만 기쁜 소식보다는 우울하고 걱정되는 일이 많았던 듯하다. 신년 벽두부터 살인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라크 전쟁과 미 동부 대정전 사태, 심한 경기 침체 등이 우리를 우울케 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도 한인사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커뮤니티센터 건립 추진과 새생명재단 결성 등은 희망을 보여줬다. 다사다난했던 2003년 한해동안 뉴욕 한인사회의 관심을 모았던 10대 뉴스들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치정 살인
1월3일 버지니아주 거주 신무철씨가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과 그녀의 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신씨는 자신과 사귀던 김모 여인이 가정으로 돌아가자 김씨와 둘째 딸을 살해하고 김씨의 남편과 큰 딸에게 중상을 입혀 한인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신씨는 1급 살인 등 26건의 범죄혐의가 적용됐으며 재판과정에서 범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사형을 면했다. 그는 11월 선거공판에서 39년 징역-종신형이 선고됐다.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
한인 2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 사업들이 한인사회와 미 주류사회에서 풍성하게 열렸다. 1월10일 뉴욕시의회에서 한인이민의 날 선포식을 비롯, 3월 뉴욕주지사의 한인 이민의 날 선포식 등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코리안퍼레이드와 추석맞이대잔치 등 한인사회의 각종 행사 역시 100주년을 기념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과다한 예산 지출과 100인 선정 사업에서 불협화음을 빚기도 했다.
▲금연법 시행
뉴욕시는 4월1일부터 전격적으로 모든 식당과 바, 운동장소 등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법을 시행했다. 한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실시된 이 금연법은 한인을 비롯한 요식업계 등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금연법 시행 이후 4개월만에 뉴욕시에서는 524개 업소가 적발됐으며 이에 대한 불평신고는 1,911건에 달했다. 금연법은 현재 일부 업소들의 면제 요청 등으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김기철 뉴욕한인회장 당선
단독 출마한 김기철 후보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 지연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 무효, 당선 공고, 당선 무효 등 원칙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결국 수석부회장의 사퇴와 새로운 수석부회장 등록, 이사회의 당선무효 결정 등으로 4월25일에서야 당선이 확정됐다. 선관위의 파행 운영으로 ‘발목잡기’라는 비난이 일었으며 선거비용 과다 지출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김 회장은 5월1일 가까스로 취임식을 가졌다.
▲옐로리본캠페인
이라크전 참전 한인을 포함한 모든 미군들이 건강한 몸으로 하루빨리 가
족품에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이 한인 사회는 물론 주류 사회로부터도 큰 호응을 받았다. 한미민주연합회는 뉴욕한국일보와 함께 참전용사들이 무사귀환하기를 기원하는 것은 물론 자녀, 남편, 부인, 친척 등을 전쟁터에 보낸 가족들을 격려하고 한인사회의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이라크전이 끝날 때까지 모든 한인이 가슴에 ‘옐로 리본’을
달고 다니는 운동을 벌였다. 또 이라크전 참전 한인들을 위한 귀환 행사를 갖기도 했다.
▲극심한 불경기
미국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한인들의 주요 업종인 청과와 세탁, 네일
등 전 분야에 걸쳐 심하게 불경기를 탔다. 수년간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이라크 전쟁의 악영향이 작용하면서 한인업계는 전반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인 상인들은 9.11테러 당시보다 더 어려웠던 한해였다고 말한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한인 업소들도 줄을 이었다.
▲커뮤니티센터 건립추진
한인사회의 숙원인 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커뮤니티센터는 한인 각 분야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9월 창립 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미 주류사회에서도 큰 관심과 호응을 보내고 있는 한인커뮤니티센터는 불과 두달여만에 20만달러의 기금을 돌파하는 등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분신자살 사건
7월 한인 남성이 한인 여성과 동반 분신자살을 시도한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조성철씨는 플러싱 노던블러바드에서 ‘같이 죽자’며 배미란씨를 껴안고 휘발유를 뿌린 뒤 불길을 당겼다. 이들 남녀는 동거하는 이로 여자는 남자의 무능을 불평했고 남자는 여자의 외도를 의심하여 불화관계를 지속해 오다 남자가 여자와 함께 죽으려고 일을 저질렀다고 밝혀져 한인이민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배씨는 5일 뒤 병원에서 사망했다.
▲미동부 정전사태
8월 뉴욕을 포함한 미 동북부, 중서부와 캐나다 동부 지역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산업체와 도시기능이 마비되는 등 사상 최악의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교통과 기간산업 등 모든 기능이 정지되면서 뉴욕시민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밤새 뜬눈으로 새우는 등 피해가 엄청났다. 미국과 캐나다의 이번 정전은 최소한 5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새생명재단 창립
한인 백혈병 환자를 돕기 위한 새생명재단(Korean American Helping
Hands Foundation, INC)이 한인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월 창립된 새생명재단은 백혈병 환자를 돕는 것으로 시작, 건강상담실 가동과 재단 회원 유치를 위한 사랑의 캠페인 운동, 기금 모금 음악회 개최 등 한인 난치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선보였다. 11월 기금 모금 음악회에 400여명의 한인들이 참가, 6만달러가 넘는 성금을
모으는 등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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