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신분의 상징으로 통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검정색 센추리언 카드와 이 카드 멤버인 마케팅 회사 대표 피터 솅크먼. 그는 연간 15만달러를 크레딧카드로 지출한다.

아멕스 ‘센추리언’, 명사들도 갖고싶어 안달
연간 15만달러써야 자격… 1등석 항공권 공짜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센추리언 카드’를 잡아라.
높은 사회 경제적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은 여럿이 있다. 고급 이탈리아제 스포츠카 궁전같은 저택이 대표적인 것이다.
하지만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또 하나의 상징은 바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소수의 고객에게만 발행하는 검정색 크레딧카드 센추리언이다.
1999년 처음 선보인 센추리언 카드 멤버가 되려면 먼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로 연간 15만달러 이상을 써야 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같은 거액 지출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조건들을 엄격하게 심사, 센추리언 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센추리언 카드 멤버의 연간 수수료는 2년 전 1,000달러였지만 지금은 무려 2,500달러다. 웬만한 자동차 페이먼트와 맞먹는 액수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센추리언 카드 홍보에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카드를 아는 사람들은 멤버가 되기 위해 아우성이다.
카드 신청을 하면서 시를 써서 애원하는가 하면 연 수수료만 지불하고 사용하지는 않겠다고 맹세하는 사람도 있다. 전시용으로 갖고 싶다는 것이다.
“센추리언 카드를 신청하는 편지와 전화를 매일 받는다. 개중에는 유명한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소비자 담당 책임자 알프레드 켈리는 말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어느 명사들이 이 카드를 신청하는 지 밝히지 않고 있다. 카드의 가치를 높히기 위해 신비로움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센추리언 카드가 현재 몇 장이 발행됐는 지도 극비로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센추리언 카드 멤버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의 몇 배를 마케팅 효과와 연 수수료로 챙기고 있다고 말한다.
센추리언 카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자 경쟁 업체에서도 복사판을 내놓고 있다.
메릴 린치와 MBNA는 지난 4월 크레딧 한도액이 최고 25만달러인 검정색 비자카드를 발행했다. 보너스 포인트로 최고급 호텔 체인 리츠칼튼을 이용할 수도 있게 했다.
“유사한 카드를 발행하는 것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 고객들이 보다 나은 크레딧 카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안한 것이다”
메릴 린치의 간부 피터 바숨은 강조한다.
J.P.모건 체이스 앤드 컴퍼니도 유사한 카드의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사장은 “우리는 이들 카드보다 더 나은 카드를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추리언 카드의 기본 서비스 가운데는 여행 개인 카운슬러와 콘사지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최고급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에서 자정에 쇼핑하는 것도 가능하다. 1등석을 이용한 해외 여행도 문제없다. 동반할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사람의 탑승권은 무료다.
특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다.
얼마 전 한 센추리언 카드 콘사지 서비스는 25명 규모의 독신자 파티를 준비했다. 4일 일정의 이 파티는 11개의 펜트하우스 스위트룸과 개인 비행기 사용 그리고 NBA 포로농구팀 새크라멘토 킹스의 구단주를 만나는 것이 포함돼 있었다. 이 서비스에 청구된 가격은 무려 30만달러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