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지전문식당들이 잇달아오픈, 미식가들을 공략하고 있다.
‘유정낙지’ ‘낙지마을’ 재료 한국서 공수 ‘맛 대결’
보기만 해도 매워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새빨간 양념장. 얼얼해진 입안을 말끔히 씻어주는 개운한 콩나물 국물. 거기에 도란도란 피어오르는 얘기꽃과 정.
낙지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그런 낙지를 전문으로 요리하는 식당 두 군데가 지난주 한인타운에 나란히 문을 열었다.
무교동 유정낙지(올림픽과 매그놀리아)와 낙지마을(3가와 호바트). 낙지라는 재료는 같지만, 두 식당이 낙지를 식탁에 올리는 방식은 판이하다.
▲향수와 퓨전
무교동 유정낙지는 40년 전통을 지켜온 한국 본사의 옛날 방식 그대로다. 야채라고는 파만 조금 넣었을 뿐 낙지만을 주방에서 볶은 뒤 흰 접시에 담아 손님 식탁에 올린다. 그래서 푸짐해 보이지는 않지만 양념장 특유의 매운 맛에 마음을 뺏긴 손님들은 불평이 없다.
낙지마을은 젊은 감각이 녹아있다. 낙지와 갖은 야채가 곁들여진 철판을 손님이 받아들고 식탁에서 직접 볶아 먹는다. 낙지와 야채를 먹고 난 뒤 밥을 볶아먹는 것도 최신 스타일을 따랐다. 낙지만 먹는 게 심심하다면 삼겹살과 주꾸미를 섞을 수도 있다.
후식도 판이하다. 무교동 유정낙지는 향수를 자극하는 요거트를 제공한다. 반면 낙지마을은 냉커피를 입가심으로 내놓고 있다.
▲식당과 카페
무교동 유정낙지는 그야말로 식당이다. 실내 장식도 전통을 따르기로 본사와 합의한 탓이다. 반면 낙지마을 내부는 카페 같다. 조그만 화수분에서 물이 졸졸 흘러나오는 것부터 화분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이런 탓인지 무교동 유정낙지는 무교동 하면 낙지를 떠올리는 세대들이 들러 소주잔을 기울인다. 이명훈 사장은 “무교동 유정낙지가 생겼다는 소식에 만사를 제쳐두고 세리토스에서 달려왔다는 50대 여성도 있었다”며 “매운 낙지볶음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지마을 한상덕 사장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키우고 싶어 식기도 집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골랐다”며 “술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밥집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낙지보다 더 매운 노력
제대로 된 낙지 맛을 내기 위해 들이는 두 식당의 노력은 같다. 한국에서 낙지를 들여오고, 양념장에 필요한 청양고추를 비롯한 핵심 분말도 본사에서 다 받아온다.
무교동 유정낙지는 본사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해 비법을 전수 받고 있다. 낙지마을 한 사장은 식당을 오픈하기 전에 한국 본사에서 오전 9시부터 12시간동안 발이 부르틀 정도로 강훈련을 받았다.
낙지의 제 맛을 즐기도록 밑반찬은 최소화한 것도 같다. 무교동 유정낙지는 단무지, 백김치만 내놓는다. 낙지마을은 물김치, 상추 무침을 제공한다. 콩나물국은 두 곳에서 모두 나온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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