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파트타임으로 일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전화 회사에 연결된 일이다. 서비스 담당하는 종업원과 고객과의 전화 내용을 모니터링(감시)하는 일이다. 상대방이 알지 못하게 상대방의 대화를 듣고 규정에 따라 평가하는 소위 스파이 잡(Job)이다.
이런 일을 훈련받으면서 삶의 많은 부분이 얼마나 노출되고 모니터링 되고 있는지 새삼 실감났다.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간증을 들어보면 본인이 전화기를 들면 다른 전화선을 드는 소리가 날 정도로 삶의 모든 부분이 도청되고 있어 사역하기 힘들다고 나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부분이 도청되고 모니터링 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Who are you when no ones’s looking?)”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진정한 인격이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내가 하는 생각, 언어, 행동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남의 시선을 의식할 때는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는 어떠한가? 인격이 드러나는 것은 바로 이런 순간이다. 신앙인은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모니터링 받고 있지 않는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길목에 서 있다. 깊은 가을의 청취와 함께 한없이 떨어지는 낙엽을 본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온 몸을 드러내듯 자신의 모든 나뭇잎을 버리는 나무와 같이, 자기를 솔직히 드러내는 이런 모습이 또 하나의 성장과 성숙의 나이테를 만드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살았기보다는 여전히 군더더기의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죄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드러나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누군가 어떤 죄를 드러내고 고백했을 때 그 죄는 더 이상 힘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감출 때 죄의 능력은 늘어나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죄로부터 자유케 되는 것이다.
전화 회사에서 오리엔테이션 하기를 내가 모니터링 하는 대상이 잘하면 괜찮지만 잘못하면 여지없이 월급이 깎인 단다. 그렇지만, 우리 신앙인의 삶은 하나님 앞에 모든 순간이 숨김없이 모니터링 되더라도 우리의 죄를 고백할 때 용서함을 받고, 오히려 자유하며 상급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르겠다.
하나님 앞에 나의 죄를 고백하는 것과 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용기,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원하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이 지 영
(LA 지구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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