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단 작가 이호철씨, UW 주최 작품 낭독회서 강조
동서독 케이스와 달라…‘한솥밥 통일론’제기
남북통일은 아직 멀었으며 통일은 정치나 사회운동의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한반도 반세기 분단의 증인으로 통하는 소설가 이호철씨(72)가 강조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워싱턴 대학(UW)에서 자신의 소설 배경을 소개하는 과정에서“동독과 서독 통일 후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남한과 북한의 통일은 현실적으로 이보다 더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자신의 한국전 체험을 다룬 소설‘남녘사람, 북녘사람’(Southerners, Northerners)과 ‘판문점’의 영문 번역판 출간 기념으로 미국 주요도시를 돌며 작품 설명회를 갖고 있다.
18세 때 인민군에 징집돼 전장에 나섰다가 국군 포로로 잡혀 석방된 후 단신 월남, 반독재 민주화 운동으로 수 차례 수감됐던 이씨는 통일되면 북한 수용소에서 나온 정치범들의 처우문제 등 동서독 통일과는 비교도 안될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세기 이상‘분단문학 작가’로 활약해온 이씨는 군사 독재정부가 당시 야당 지도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일본에서 납치해오자 스스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으며 두 차례 직접 북한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씨의 특히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한솥밥 통일론’을 제시하고 “경의선이 뚫리고 개성공단이 가동돼 남한과 북한을 오가면서 한솥밥을 먹으며 한 살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것이 바로 통일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탈향’과‘귀향’이 자신 소설의 시작과 마지막이라며 이번 미주 5개 도시 순회 낭독회는“한국의 산천과 영혼을 한반도 밖으로 짊어지고 나온 것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의 자전적 소설인 ‘남녘사람, 북녘사람’은 영국의 앤드류 피터 킬릭 번역으로 96년 발간됐으며 중국어, 일본어, 폴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로도 번역될 정도로 세계 문학계서 인정받고 있다.
UW 극동 아시아 센터 주최로 열린 시애틀 낭독회에는 클락 소렌슨 한국학 프로그램 디렉터, 한국 문학 번역가인 부르스 풀턴 교수(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김재국 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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