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로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골을 뽑아낸 박지성이 환호하고 있다.
아이트호벤 3-1 승리 불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 좌절
박지성 선취골·이영표 어시스트 ‘코리안듀오’ 맹활약 무위
박지성의 역사적인 선취골, 이영표의 환상적인 크로스에서 비롯된 추가골, 하지만 결국에는 다 잡았던 기적의 결승티켓을 놓친 아쉬움만 남았다.
세계축구 ‘꿈의 무대’인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의 PSV 아인트호벤은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코리안 듀오’의 맹활약을 타고 대회 7번째 우승을 노리는 ‘거함’ AC밀란(이탈리아)을 3-1로 격파했으나 종료직전 허용한 한 골 때문에 결승티켓을 놓치고 통한의 피눈물을 뿌렸다. 4일 아인트호벤 필립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4-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아인트호벤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종횡부진 활약에 힘입어 이 대회 마지막 7게임에서 무실점행진을 이어오던 ‘빗장수비의 대명사’ AC밀란의 네트를 3차례나 열어제쳤으나 1차전 원정경기에서 당한 0-2 패배의 핸디캡을 넘는데는 1골이 모자랐다. 양팀의 2경기 스코어합계는 3-3 동점이나 원정 다득점 우선원칙에 따라 원정 골에서 1-0으로 앞선 AC밀란에 결승티켓이 넘어간 것. 천신만고 끝에 결승에 오른 AC밀란은 오는 2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단판승부로 펼쳐지는 결승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패권을 다툰다.
종료직전 AC밀란에 실점을 허용, 결승진출 꿈이 사라지자 이영표가 아쉬움과 허탈함에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하고 있다.
아인트호벤으로서는 너무 잘 싸웠기에 너무 아쉬웠던 승부였다. 1차전에서 0-2로 패한 탓에 이날 3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결승에 나갈 수 있었던 아인트호벤은 일단 전·후반을 2-0으로 마친 뒤 연장 또는 승부차기로 승부를 걸자는 작전으로 나섰고 그 작전은 첫 89분까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던 경기 초반 선취골은 전반 9분 박지성이 통렬한 왼발슛으로 뽑아냈고 승부의 균형을 맞춘 추가골은 후반 20분 이영표의 드리플 돌파에 이은 예리한 크로스를 받은 필립 코쿠의 머리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실점없이 90분을 버텨야 한다는 마지막 과제는 끝내 마지막 1분을 남겨놓고 깨졌다. 경기 내내 제대로 된 득점찬스 한 번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AC밀란이 후반 인저리타임에 마시모 앰브로시니의 헤딩골로 승리를 결정지은 천금같은 원정 골을 터뜨려 아인트호벤의 가슴을 찢어놓은 것. 아인트호벤은 곧바로 코쿠의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실점을 만회했으나 이미 그 때는 1골이 아니라 2골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또 한 골을 더 따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경기 후 AC밀란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를 분석할 필요도 없다. 우리로선 결승에 나간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해 이날 경기의 완패를 인정했고 밀란의 미드필더 클러렌스 시도르프도 “우리는 이 결과(결승진출)를 받을 자격이 없다”며 아인트호벤이 절대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반면 히딩크 감독은 “밀란같은 월드클래스 팀을 몰아 부치고도 빈손으로 돌아선 것은 너무 실망스럽다. 축구의 기본 원칙은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잃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해 종료 직전 내준 뼈아픈 한 골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