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많은 한국 사람들은 고지혈증(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질환)은 서양인의 질병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급격한 식생활의 변화와 더불어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중에서 고지혈증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이로 인한 합병증도 급증하고 있다. 더 많은 육류 섭취로 인한 원인도 있지만 미국 생활은 어디를 가더라도 자동차를 타고 가야 ㄴ하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 열량을 소비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증권 회사에서 근무하는 50대 중반의 이씨는 최근 정기 검진에서 고지혈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미국에 이민 와 생활한 지난 20년간 자신만은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도취감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걱정은 더욱 커졌다.
이씨는 아침에 일어나 서둘러서 회사에 도착,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 고객들과 상담을 하는 것으로 보통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종일 앉아서 일을 하기 때문에 걸을 시간은 거의 없다.
업무중에는 커피를 하루에 4잔 이상 마시고 감자칩, 초컬릿 등으로 군것질을 즐기는 편이다. 점심은 샌드위치 등 패스트푸드로 때우고 저녁 늦게 퇴근해서 식사를 하고 TV를 시청하고 잠을 잤다.
1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일이 끝난 후 동료들과 어울려 소주와 삼겹살을 즐겼다. 또 군대에서 피우기 시작한 담배를 지금까지 하루 한 갑 이상 30년을 피워왔다. 그러던 중 한국에 살고 있는 가까운 친척이 최근에 중풍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종합검사를 하던 중 자신이 고지혈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고지혈증은 말 그대로 혈중 지혈(콜레스테롤)이 증가해서 혈관 내벽을 막아서 심장병이나 중풍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콜레스테롤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혈관 질환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LDL(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 그리고 LDL을 분해시키는 역할을 하는 HDL(좋은 콜레스테롤)이 그것이다. 고지혈증 치료의 목표는 LDL과 중성지방 수치를 떨어뜨리고 HDL 수치를 올리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이 정상치라 하더라도 당뇨나 고혈압이 있거나 심장질환 등의 만성병이 있는 경우에는 그 수치를 정상 수치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치를 낮추려면 일단 식사와 운동을 통해 조절하고 이것으로 부족할 경우에는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사용한다. 현재 처방되고 있는 약물 치료는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에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사용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야 한다. 고지혈증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대개 12~ 14시간 정도 금식한 후에 혈액 검사를 한다. (213)383-9388

이영직 <내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