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쐐기를 박은 추가골을 터뜨린 박은선(앞)이 이지은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

동아시아축구선수권서 2-0 완승
북한도 일본 제압, 남·북 승리 합창

태극낭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축구에서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북한도 같은 날 숙적 일본을 제압, 남과 북이 승리 합창을 불렀다.
안종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5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1차전에서 전반 42분 한진숙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후반 19분 박은선의 추가골로 중국을 2-0으로 물리쳤다. 한국 여자 축구가 국가대표팀간 맞대결에서 중국을 꺾은 것은 15년만에 처음. 그동안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남자와는 달리 지난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0-8 패)에서 첫 대결을 벌인 이후 역대 중국을 상대로 15전 전패(득3 실70)를 당하는 지독한 ‘공중증(恐中症)’에 시달려 왔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기동력을 앞세워 세계 여자축구 무대의 강호로 군림해온 ‘철의 장미’ 중국을 보란 듯이 완파한 한판이었다. 한송이, 정정숙을 투톱으로 한 3-1-4-2 포메이션으로 나서 팽팽한 공방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42분 정정숙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한진숙이 성공시켜 선취골을 뽑아냈다. 기선을 제압하는 첫 골을 잡은 한국의 안종관 감독은 바로 정정숙대신 고질적인 허리부상 때문에 아껴뒀던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 박은선을 투입, 더욱 고삐를 당겼고 결국 박은선은 후반 19분 오른발 힐킥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뽑아냈다.
한편 북한여자대표팀도 전반 38분 터진 리은숙의 결승골을 잘 지켜 일본을 1-0으로 제압하고 지난해 일본에 져 아테네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한 빚을 갚았다. 리은숙이 아크 오른쪽 부분에서 조윤미가 올린 크로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를 앞에 놓고 통렬한 오른발슛으로 멋진 결승골을 뽑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