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라디오·DVD에 랩탑·팩스머신까지
수백마일을 자동차로 다녀오는 전형적인 미국의 가족 여행 풍경은 아마 버지니아주에 사는 리아 맹글러퍼스의 최근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맹글러퍼스가 시카고 근처까지의 700여마일을 내내 휴대용 위성 라디오로 좋아하는 재즈 방송을 들으며 운전하는 동안10, 15세난 두 아들과 조카는 미니밴 뒷좌석에서 천장에 붙은 작은 비디오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다, 끝나면 잠자고, 일어나서는 휴대용 전자 게임을 했다. 가끔 길가에서 눈에 띄는 흥미있는 것에 대해 맹글러퍼스가 설명을 해주면 아이들은 예의바르게 듣다가 다시 게임으로 빠져들고, 맹글러퍼스도 다시 이어폰을 끼고 재즈 방송으로 돌아갔다.
자동차용 전자제품
판매고 엄청난 증가
자동차 회사들은
새로운 디자인 고민
3대의 셀폰과 2대의 워키토키 외에 케이블 TV가 없는 모텔에 묶게 될 때에 대비한 DVD/MP3 플레이어까지, 온갖 커뮤니케이션 장비를 가지고 여행한 이들을 두고 사회학자들은 미국의 가족 생활이 점점 더 와해되어 가고 있는 증거라고 개탄할지 모르지만 소비자 전자제품제조사와 소매업자, 아울러 자동차 회사들에게 이들은 새로 찾아낸 금맥이다.
예를 들어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XM’과 뉴욕의 ‘시리우스’가 지배하고 있는 위성 라디오업계는 요즘 장사가 아주 잘된다. 위성이나 케이블 텔리비전과 같은 방법으로 가입자에게 서비스하는 위성 라디오 매출은 작년에 총 3억달러로 2003년에 비해 140%가 증가했다.
휴대용 DVD 플레이어 판매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 승용차나 트럭에서 사용하는 전자 방향지시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휴대용 비디오 스크린과 관련 장비 매출은 작년에 8억3000만달러어치가 팔려 2003년의 2배를 기록했따. 소비자전자제품협회는 올해 모든 종류의 휴대용 전자제품 악세사리 매출을 2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제까지 집안에서 누려온 즐거움과 편리함을 자동차로 이동시키고 있는 일등 공신은 디지털 전자기술의 급격한 발전이다. 간편하게 휴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소형화도 한몫을 했다. 텔리비전 스크린을 주머니속에 넣고 다니거나 자동차에 장착할 수 있게 됐고, 부엌의 냉장고나 믹서를 SUV나 승용차 트렁크에 설치할 수도 있게 됐으니 말이다.
여행시 동반하는 것은 오락용품만이 아니다. 작업용품 또한 가능하다. ‘다지 다코타’와 ‘셰브롤레’ 픽업 트럭에는 랩탑과 휴대용 팩스기는 쉽게 장착할 수 있다.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는 일도 가능하다. 운전하면서 자동차에 말로 명령해 전화를 걸 수도 있고, 녹음해 뒀던 메모는 나중에 집에서 컴퓨터에 다운로드해서 텍스트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전자기술 덕분에 자동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더 많아만가고 있다.
이에 따라 ‘월마트’나 ‘베스트바이’ 같은 대형 체인스토어들은 날로 증가하는 자동차용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를 처리할 새로운 부서를 만들었다. ‘베스트바이’의 경우 전국 660개 매장에 3200명의 자격증을 가진 휴대용 전자제품 설치공을 배치했다. ‘베스트바이’는 2004년에 미국에서만 200만개의 통신, 오락및 편이를 위한 전자제품을 자동차에 설치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휴대하기 원하는 전자제품들을 모두 수납할 수 있도록 자동차 디자인을 새로 해야할 자동차 제조업자들은 골치를 앓고 있다. 도대체 그것들이 무엇무엇인지를 알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포드 자동차회사의 관계 프로젝트 리더인 론 밀러는 “오늘 새로 나온 제품이 3개월 이내로 자취를 감출 수도 있기 때문에 무슨 제품이건 차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포드사는 전선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개발해왔다. 즉 자동차내 전류를 전달하는 선을 고속 데이타 이동 통로로 이용하는 것으로 성공하면 승객은 자동차내 전선을 가지고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벌써 ‘아이파드’나 MP3 같은 데이타 저장 장치들을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일부 차종의 디자인을 새로 했다. 그중 하나인 2006년형 ‘캐딜락 DTS’ 세단은 그저 차내 엔터테인먼트 콘솔에 꽂기만 하면 되도록 해놓았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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