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톡 쏘는 맛 여성취향
마릴린 몬로, 애호가로 유명
잔 모양도 가슴에서 따와
샴페인(스파클링 와인 포함)은 여성적인 와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볍고 톡 쏘는 거품의 맛이 때로 종잡기 어려운 여성의 마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일까? 아무튼 ‘플루트’(flute)라고 불리는 날씬하고 긴 샴페인 잔의 모양부터 매우 여성적인 데다, 그 잔을 들고 담소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우아하게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샴페인은 알콜 도수가 12% 이하로 낮기 때문에 쉽게 취하지 않는 것도 여성들이 선호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사실 수백년전 샴페인이 처음 선보였을 때 그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국제적으로 선전하여 대중화시킨 사람들은 여성이었다. 특별히 왕궁에 있던 여인들이 샴페인의 매력에 흠뻑 취해 즐겨 마셨는데 마담 드 퐁파두르는 “샴페인은 여자가 마시고 난 후에도 아름답게 보이는 유일한 술”이라고 칭찬해마지 않았고, 마담 드 파라베르는 “샴페인은 얼굴이 붉어지지 않고도 눈에 광채를 주는 유일한 와인”이라고 예찬론을 폈다.
전해 내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마릴린 몬로는 샴페인 350병을 부어넣은 욕조에서 목욕을 한 적이 있으며, 그녀의 전기를 쓴 조지 배리스는 몬로가 샴페인을 마치 산소처럼 마시고 호흡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런던의 한 기자가 프랑스의 유명한 샴페인 제조사 사장인 마담 릴리 볼린저에게 언제 샴페인을 마시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행복할 때 마시고 슬플 때 마십니다. 때로 혼자 있을 때도 마시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당연히 의무적으로 마셔요. 배가 고프지 않을 때는 홀짝거리고, 배가 고플 때는 마십니다. 그렇지 않고는 목마르지 않는 한 마시지 않지요” 결국 항상 샴페인을 마신다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표현한 것이다.
샴페인 글래스의 모양에 관해서도 여성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그리스 신화로 거슬러 올라가면 첫 번째 와인 잔인 쿠페(coupe)는 아름다운 헬렌의 젖가슴 모양을 따라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와인을 마시는 일을 매우 육감적인 경험으로 여겼기 때문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닮은 잔에 따라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의 와인 잔은 헬렌의 젖가슴처럼 매우 넓고 얕은 모양을 하고 있다.
18세기에 이르러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새로운 샴페인 글래스를 만들어냈는데 그녀 역시 자신의 젖가슴 모양을 따라 와인 잔을 빚어냈다. 그런데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젖가슴이 헬렌의 것보다 훨씬 좁고 통통했는지 샴페인 잔도 훨씬 둥글고 길어진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에 와서 샴페인 글래스는 아주 좁고 길다란 튤립 모양의 플루트가 되었다. 이유는 샴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기포가 빨리 날아가 버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올라오는 작은 기포들을 오래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헬렌의 가슴 모양을 본 딴 고대 와인 잔 쿠페.
목이 좁고 긴 샴페인 글래스 플루트.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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