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축구 동호인들이 경기 도중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동료 선수 돕기에 나서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청룡 조기축구회(회장 고한노)는 18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경수씨(51)의 부인에 성금 4천여달러를 전달했다.
이 성금은 이 축구회가 지난 17일 송년의 밤 행사를 열어 모금한 것이다.
앞서 태극축구회(회장 권혁구)도 10일 열린 송년회에서 회원들이 모은 1,100달러와 상품권 판매금 등 총 2,490달러를 모아 이경수씨의 소속 팀인 MD축구회에 전달했다.
또 훼어팩스, 화랑, 일심팀에서도 송년회 등을 통해 모은 성금을 MD 축구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이씨의 가족에 전달된 축구인들의 성금은 모두 1만 달러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수씨에 불행이 닥친 건 11월6일. 이날 열린 모 축구대회의 OB부 경기에서 MD 축구회 공격수로 뛰다 이씨는 갑자기 고통을 느끼고 골대에 기대섰다. 동료들은 그가 다리에 쥐가 난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불명이었다. 자세한 병명은 모르지만 다른 요인으로 인해 뇌가 손상을 입었다는 진단이다.
이씨는 12월6일 위튼의 한 너싱홈으로 옮겼다. 현재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불과 한달여 전만 해도 주말이면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을 차던 이씨가 식물인간 상태라는 소식을 접한 축구인들은 깜짝 놀랐다.
같은 축구회 엄기섭 회장은 “여태 병원 한번 안 가본 사람”이라며 “얼마 전에는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해 그렇게도 기뻐하더니만 그런 일을 당할 줄 몰랐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씨의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을 아는 동료들은 그냥 앉아서 기적같은 회복만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MD 축구회의 최용섭 전 회장 등 동료들이 먼저 팔을 걷어부쳤다. 이씨의 딱한 사정을 다른 축구팀들에 전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축구인들은 동료의 불행에 흔쾌히 마음을 모아주었다.
워싱턴 축구협회, 메릴랜드축구협회(회장 박보영)도 이씨 돕기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임수창 워싱턴 축구협회장은 “함께 운동을 하다 쓰러진 동료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축구인들이라도 모금에 나서기로 했다”며 “LA의 재미축구협회에 편지를 보내 전 미주 축구인들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축구인들은 이경수씨가 하루속히 깨어나 예전처럼 건강하게 다시 축구장에서 달릴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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