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자 미국의 주요 일간지에는 부시행정부를 코너에 몰아넣는 기사들로 넘쳤다. 기사들은 리크 게이트,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와 대통령과의 관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정부의 대응 등을 다뤘는데 내용이 한결같이 부시행정부에 불리한 것들이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부시 대통령은 사면초가의 국면에 빠진 느낌이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 비밀 요원 신원정보 노출
“상관 사전승인 받았다”
◆리크 게이트
딕 체니 부통령의 전 비서실장 루이스 리비는 미국의 이라크전 참전을 정당화하기 위한 행정부 전략의 하나로 ‘윗사람’의 OK 사인을 받고 비밀 수사 요원의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특별 검사측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2003년 여름 리비 전 실장은 비밀 문서로 분류된 국가 정보 평가서를 언론에 공개했는데 평가서는 국가 정보 기관의 수장들이 대통령을 포함, 최고 관리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평가서의 일부는 때로 비밀 문서 목록에서 해제돼 일반에 공개되는 사례가 있으나 리비 전 실장이 이 평가서를 언론에 넘겨준 것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 검사는 “상관이 평가서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고 리비는 특별 대비심 앞에서 증언했다”고 말했다.
브라운 전 FEMA 청장 “백악관에 즉각 보고했다”
◆허리케인에 대한 정부의 대응
마이클 브라운 전 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따른 뉴올리언스의 대대적 홍수 피해 가능성을 행정부 관리들의 주장보다 하루 앞서 백악관에 즉각 보고했다고 밝히고 자신은 연방정부가 늑장대응의 비난 화살을 돌리기 위해 사용한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지금까지 뉴올리언스의 둑 붕괴 및 홍수 소식을 지난해 8월30일에 알았다고 주장해 왔으나 브라운 전 청장은 10일 연방상원 청문회 증언을 통해 카트리나가 상륙한 당일인 9일밤 백악관에 긴박한 상황을 보고했으며 FEMA 대변인이 현장보고를 8월29일 저녁 전자 메일로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의 보좌관들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브라운 전 청장은 백악관의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나 “최고위층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대 이라크 전쟁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전쟁을 개시전 오류가 있는 이라크의 무기관련 정보를 수집했으며 이를 선별 취합, 이라크 전후처리계획에 이용하고 있다고 전직 중앙정보국 고위관리가 10일 폭로했다.
2000-2005년 정보국에서 극동 및 남아시아 지역을 담당한 폴 필라는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최신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행정부는 사담 후세인을 실각시키기 위해 침공하면 이라크가 폭력과 혼란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고위 정보담당 전직 관리가 부시 행정부의 정보 처리 문제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직접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필라는 기고문에서 “당시 이라크의 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공식적인 정보는 결함이 있는 것이었다”고 확인하고 “이런 결함이 있는 정보는 이라크를 침공하는 개전 결정을 이끌어내는데 이용되지는 않았으나 지금 행해지고 있는 계획을 정당화하는데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는 당시 전쟁에 돌입하면서 이라크에 관한 전략적 수준의 정보 판단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정보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처럼 공식적인 정보는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조차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이런 정보는 이미 내려진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오용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로비의 제왕’ 아브라모프 “부시, 최소 12번 만났다”
◆로비스트와 대통령과의 관계
‘로비의 제왕’ 아브라모프는 부시 대통령을 최소 12번은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대통령은 로비스트 스캔들 중심에 서있는 아브라모프를 잘 알지 못한다는 백악관 측의 해명과 대치되는 것이다.
아브라모프는 워싱토니안 매거진 편집장 킴 아이슬러에 보낸 전자 메일에서 “대통령은 다른 12곳의 장소에서 나를 만났으며 자녀에 관한 문제 등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모든 것을 잊어버린 모양”이라고 썼다. 그는 대통령은 자신을 텍사스 농장으로 초대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진보주의 활동 그룹 ‘아메리카 프로그레스 액션 펀드’는 이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이 같은 내용을 사실로 확인한 아이슬러 편집장은 “자신을 모른다고 주장하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아브라모프는 분노를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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