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센트럴 농장 대변인 루피나 파데스(왼쪽에서 첫 번째)가 피터 카마조 녹색당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퇴거명령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사우스 센트럴 농장’ 시, 개발업자에 매각
350여 농민들 “일방적 퇴거 명령 수용못해”
퇴거를 명령받은 농민들의 순박한 눈망울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LA시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했다.
지난 13년간 무채색의 콘크리트 건물들 틈에서 푸름으로 LA에 생기를 불어넣던 사우스 센트럴 농장의 퇴거 유예기한이 지난 6일로 끝났다. 350여명의 농민들은 이제 사유지를 불법 점거한 범법자들이 된 셈이다.
9일 농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농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녹색당 소속 피터 카메조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는 “녹지가 창고로 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LA시의 결정을 질타했다. 그는 “사우스 센트럴 농장은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상징하는 장소인 동시에 350여 농민의 삶의 터전”이라며 LA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미 퇴거일을 3일 넘긴 터라 행사에 참석한 농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농민이 “철거반이 들이닥치면 어쩌냐”는 질문을 옆 농민에게 던지자 주위에 모여있던 농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린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총 면적 12에이커의 사우스 센트럴 농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도시 농장이다.
LA시는 1992년부터 푸드뱅크 사업의 일환으로 알라메다와 41가 인근의 시유지를 저소득층 농민들에게 임대해 왔다. 하지만 LA시가 이 땅을 개발업자인 랄프 호로이츠에게 510만달러에 매각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0여년간 땅을 지켜온 농민들과는 일체의 상의도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창고를 지을 목적으로 땅을 구입한 호로이츠는 농민들에게 계속 농사를 지으려면 1,600만달러를 지불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분노한 농민들은 LA시가 내린 퇴거명령에 반발했고 현재 농장입구를 봉쇄하고 철거반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해 자체 경비를 실시하고 있다.
사우스 센트럴 농민들은 10일 오전 9시30분 시청 앞에서 퇴거명령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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