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탬파베이 전에서 밀어내기 결승타점
“빅 초이” 최희섭이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가 되었다.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부터 웨이버로 풀린 최희섭 선수를 지난 25일 영입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다저스와 올 시즌 75만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계약한 최희섭은 다저스가 아메리칸 리그 타격왕 2회 수상
에 빛나는 레드삭스의 걸출한 유격수 출신인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영입해 1루수로 기용키로 하자, 기존의 올메도 사엔스와 마이너에서 성장하고 있는 특급 1루수 유망주 등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져 왔었다.
최희섭은 곧바로 레드삭스의 스프링 캠프인 포트 마이어스로 직행, 26일 토론토 전, 27일 필라델피아 전에 대타로 출전했으나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28일 탬파베이 전에서 데드볼과 볼넷을 얻어내며 두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했다. 특히 9회말 만루 찬스에 등장한 최희섭은 침착
하게 볼넷을 골라내며 밀어내기로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부진한 가운데 대타로 출전한 미국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쓰리런 홈런을 쳐 건재를 과시했던 최희섭은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에서 출발 기대를 한몸에 모으며 컵스에서 데뷔했으나 그동안 4년간의 메이저 리그 생활동안 이번으로 세번째 팀을 옮겨 자칫하면 “져니 맨”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고 있다.
특히 처음 컵스에서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 될 때는 데릭 리, 다저스로 트레이드 될 때는 브래드 페니, 폴 로두카 등의 유명 선수들과 함께 트레이드되어 그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다저스가 그냥 방출”한 것이어서 충격적이었다.
방출 선수에 대한 웨이버는 내셔날 리그 팀을 모두 거친 후에 아메리칸 리그 팀으로 건너와 하위권 팀을 역시 모두 거친 후에 상위권 팀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레드삭스가 클레임을 걸어 겨우 보스턴에 입단하게 된 것은 대부분의 구단들이 그의 가치를 크게 인정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은 “오래 전부터 빅 초이를 알고 있었고 눈여겨 볼 수 있었다고 말하며 가치가 떨어진 최희섭을 싸게 영입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최희섭의 연봉 75만달러는 마이너로 내려가더라도 30일 이전에 방출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레드삭스가 부담한다.
그러나 최희섭의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보스턴에는 1루수 요원으로 주전 케빈 유킬리스와 왼손 베테랑이며 6차례 골드 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J.T. 스노우가 있기 때문. 그러나 작년부터 눈에 띄게 하락한 성적을 내고 있는 3루수 마이크 로웰이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동안에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시즌 개막 이후에도 로웰의 부진이 계속되면 케빈 유킬리스가 원래 포지션인 3루로 돌아가고 스노우와 최희섭이 번갈아 가며 1루를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산 2할 5푼대 언저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특유의 파워 스윙으로 통산 40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최희섭은 타격의 팀으로 이름난 보스턴에서 잘 조련받아 자신의 타격 폼을 되찾고 주전으로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그리고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특히 왼손 거포에게 유리한 구장임을 감안한다면 아직 희망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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