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종기 시인·황충상 소설가
여름캠프 문학강연 지상중계
미주한국문협에서 펴내는 계간 문예지‘미주문학’가을호(통권 36호·사진)가 나왔다.
책에는 지난 8월 문협 여름캠프에서 발표된 마종기 시인의 ‘현대시 작법에 관한 한 견해’와 소설가 황충상의‘소설은 이야기다’‘수필은 사람이다’가 전제돼 있다. 문학 캠프를 놓쳤던 사람에게는 두 강사의 문학강연을 복기할 수 있는 기회다.
기획 연재물 ‘미주 한인소설 연구’를 연재하고 있는 평론가 박영호는 이번 호에 7번째로 1960년대 미주 한인소설(영문소설)을 정리해 놓았다. 53페이지 분량.
이번 호를 통해 미주문학 평론진에 처음 합류한 박이도 시인은 ‘미주문학 여름호의 시작품들을 읽고 남는 인상은 대부분 시적 대상을 취하고 소재를 다루는 방법이 유사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일부 작품은 퇴고 과정이 철저하지 못해 시적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음도 아울러 지적했다. 그는 지난 호에 발표된 시 중에서 안경라, 김신웅, 이윤홍, 임혜신, 김윤선 등의 작품을 주목했다.
올해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전에서 소설부문에 당선했던 윤금숙이 단편 ‘그 숲속의 둥지’를 발표했고, 송상옥 회장은 권두언에서 문인들의 독서를 촉구했다.
<안상호 기자>
다음은 이 책에 실린 정찬열의 시 ‘영암에서 온 편지’(2) 전문.
꿈자리가 사나와 자다 이러나
맷자 적어 보낸다
큰아그집 불났는디 시방 멋들하고있냐는 느그 아부지 호통에 벌떡 이러나보니 꿈이구나 밸일이 있건냐 함스로도 맘이 심숭삼숭하다 나는 잘있다 밥맛도 조코 다리심도 안직은 짱짱하다 장꼬방모탱이 니가 심어논 감나무에 올해 가지가 찌저지도록 감이 열녔다 나무가 저러케 큰것보고 손꼬바봉께 너 집떠난지도 삼십년이 넘었능갑다 억그제 니 생일에 물한그럭 떠노았다 인자 니 나이도 솔찬하구나 그양반 먼저가분뒤에 어린 느그들대꼬 살아온 풍진세월 생각하먼 참말로 까막까막하다 올가실은 강두메 밭에 고치도 잘되야서 꼬치까리좀 뽀사 보내주고 시퍼도 맘뿐이다 머시냐 아랫동네 딸그만네 시째딸 그 복사꽃가튼 가시네말이다 너 미국간 뒤 절에 들어가 스님되얏다더니 엄니 치상치러 왔다며 우리집 들렸더라 니 안부묻더라 짠하고 쪼끔 거시기 하드라 참 도리촌 안심이네는 인공때 소식끈긴 작은 아부지를 금강산가서 만나고 왔다드라 산사람은 그러케만나는디 느그아부지는 한번가니 영영이구나 아그덜 마니 컸지야 짬나서 댕개가면 조컷다 못오면 사진이라도 보내그라 할말은 당아당아 멀었다만 으쯔께 하고자픈말 다하건냐 산 내가 죽은 양반 한마디에 맘조리며사는것이 생각해봉께 얼척도업다 으짜든지 몸성해라
먼디서 새복닥 울음소리 들려온다
어느새 느그아부지 도라갈 시간인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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