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공립학교 학생들이 각종 시험 홍수에 시달리면서 교실에서 실제로 수업을 받는 시간보다 갈수록 더 많은 시간을 시험 준비에만 쏟아 붓고 있다.
특히 이달 치러진 3~8학년 대상 뉴욕주 영어 표준시험을 앞두고 브루클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 재학생들 경우 한 달 동안 사회과목 수업을 두 차례 밖에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시내 타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뉴욕포스트는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의 말을 빌려 “뉴욕주 영어 표준시험을 앞둔 4주 동안 시험 준비에만 만전을 기하라는 교장의 지시가 있었을 정도”라고 28일자로 보도했다. 한 교사는 “시민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였는지 학생들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선다형 시험에서 차례로 오답을 지워나가는 요령만큼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공립학교 교사들은 이 같은 수업행위는 “또 다른 형태의 아동학대와도 같다”며 시험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앞으로 교사의 종신직 자격심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는가 하면 오는 2007~08학년도부터는 3~8학년 대상 과학시험이, 2008~09학년부터는 사회과목 시험까지 추가될 예정이어서 시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뿐만 아니라 교장의 자율권 강화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관한 교장의 책임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시험성적 향상이 곧 교장에 대한 능력 평가의 잣대가 되는 만큼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뉴욕시 공립학교는 수업 중 시험 준비 지도에 관한 특별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로 학교가 재량에 따라 필요한대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시 교육청은 시험은 학생들의 부진한 학습 분야를 파악해 앞으로의 학습지도 방향을 제시해 주는 만큼 상당히 중요하다는 근본 입장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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