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의대 김승업 교수팀..2개월새 국제논문 3편
4월부터 美서 뇌종양 환자 대상 임상2상 시작
국내 의료진이 인간 성체줄기세포의 일종인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 쥐의 뇌졸중과 뇌종양, 신경아세포종 등을 치료하는데 잇따라 성공했다.
특히 국내 연구팀과 협력하고 있는 미국의 의료기관에서는 이들 연구결과를 이용, 오는 4월부터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키로해 사람에게도 이 같은 치료법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아주대의대 뇌질환연구센터 김승업 석좌교수팀은 인간 태아의 뇌에서 분리한 신경줄기세포를 뇌졸중과 신경아세포종에 걸린 쥐의 뇌에 이식, 두 질환을 모두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 중 뇌종양 치료성과는 국제학술지 스템셀(Stem Cells)과 플로스원(PLoS ONE) 1월호에 각각 실렸으며, 신경아세포종 치료성과는 플로스원(PLoS ONE) 12월호에 게재됐다.
각 논문들에 따르면 뇌졸중(뇌출혈) 쥐 치료의 경우 연구팀은 쥐의 뇌혈관을 자극해 뇌출혈을 일으킨 다음 상처가 생긴 뇌 부위에 미리 준비해 놓은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이식했다. 이 신경줄기세포는 김 교수가 캐나다에서 있을 당시 낙태아의 뇌 속에서 분리한 것으로, 줄기세포를 몸 속으로 주입하는데 운반체 역할을 하는 레트로바이러스 벡터에 세포증식 유전자를 도입한 `불사화(不死化)’ 세포주다.
김 교수는 관련 세포주에 대한 국제특허를 갖고 있다.
이런 식으로 쥐의 몸 속에 이식된 줄기세포는 신경세포와 그 보조세포인 성상세포로 분화됐으며, 뇌출혈로 죽어가던 신경세포를 복구시켰다. 또한 뇌출혈로 이상 증세를 보이던 쥐의 행동도 정상에 가까워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연구팀은 척수손상, 헌팅톤병, 파킨슨병 등의 쥐 모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연구팀은 또한 이 같은 연구성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신경줄기세포에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유전자를 도입, 쥐의 뇌졸중 치료 효율을 더 높였다는 연구결과를 플로스원(PLoS ONE) 1월호에 발표했다. 이는 신경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기존 세포치료기술에다 세포나 조직에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는 유전자 치료법을 결합시킨 형태의 `세포-유전자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자살유전자를 넣은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종양이 생긴 동물의 혈관에 주입할 경우 이 줄기세포는 종양 부위만 선택적으로 찾아가고, 줄기세포에서 방출되는 항암제(자살유전자)는 뇌종양 세포를 사멸시킨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티 오브 호프 메디컬센터의 아부디(Aboody) 교수팀에 의해 본격적인 임상을 앞두고 있다. 두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플로스원(PLoS ONE) 저널에 전신성 신경아세포종(뉴로블라스토마)을 인간 신경줄기세포로 치료했다고 보고한 데 이어 오는 4월부터 8명의 악성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티 오브 호프 메디컬센터는 미국 5대 암 병원 가운데 하나다.
이 밖에도 김 교수팀은 서울대의대 신경외과 김승기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뇌종양 모델 쥐의 뇌에 이식, 뇌종양을 치료했다는 연구성과를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2006년 5월호에 보고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태아 뇌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신경세포 뇌 이식은 88년 스웨덴에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 시작돼 지금은 300건을 넘어섰지만 윤리적, 도적적, 법적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불사화된 신경 줄기세포는 기존 치료법 이상의 효과를 내면서도 태아 뇌세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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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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