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사는 어제 원수가 내일의 친구가 된 사건들을 일깨워준다. 북한 속담에도 “허욕(실리외교)에 들뜨면 눈앞이 어둡다”, 그리고 “남의 더운밥이 내 식은 밥만 못하다”, 그래서 “닭(북핵)을 길러 족제비(미국) 좋은 일은 시키지 말자”고 한다.
워싱턴 정가는 북한과의 정상회담 가능성, 천민 자본주의 경제원조, 동북아 세력균형과 포용력 과시에 입을 모으고 있다. 다시 열리는 베이징 6자회담의 북핵문제 해법에 낙관적이다. 북한의 핵무기와 핵분열 불질을 조유한 채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 및 기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IAEA 안전지침에 복귀할 것을 약속한다’고 규정한 2005년 9.19 공동선언을 고려할 때 북한 정부는 다시 추방시킬(2002년 12월) 수도 있고, 2003년처럼 중단됐던 원자로가 다시 가동될 수도 있다.
북핵문제를 강경노선으로 나갈 수 없는 미국의 입장이다. 공화당이 총선거에서 참패당하면서 이라크와 이란의 혼미한 상황, 경기침체마저 국론을 타협으로 부풀리고 있다. 북한의 국제금융, 정보, 법령 등을 통한 불법행위의 표적수사를 중단하고, 핵사찰을 수용하는 대가로 에너지와 식량을 제공하고, 제재해제를 취할 의지를 보였다.
북한을 우방으로 김정일은 ‘친구’로 보는 새로운 견해가 국제관계센터(IRC)의 존 페퍼 국장의 ‘부시와 김정일’에서 7일 발표됐다. 페퍼는 비록 두 사람의 외모는 다르지만 내면은 유사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 두 사람은 특권층 출신으로 하나는 백두산에서, 부시는 ‘텍사스 소년’으로 간주되길 좋아한다. 둘은 ‘우리 대 그들’ 이라는 대결적 사고를 갖고, 성급하고 불안정한 행동을 선호한다. 두 사람은 스스로 위대하다고 여기고 찬양과 아첨을 좋아한다. 두 사람은 군 최고통수권자이지만 군부의 신임을 받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두 지도자의 카리스마 부족도 눈에 띄는 유사점으로 정치인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이라크 전쟁과 북핵 개발이라는 최악 외교정책을 선택했다.
미국의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는 ▲북한과 평화공존을 보장하고 ▲북한 지도자와 체제를 수용하며 ▲동북아 세력균형에서 북한을 포용하고 동참시키는 것이다. 북한의 역사와 지정학적 가치를 인정하여 경제원조를 시행할 조짐이다. 북한을 약소국이 아닌 러시아, 중국, 일본의 3개국과 동역자로 인정해볼 전략이다.
국익을 도모하는데 방법과 수단이 문제일 수 없다. 두 가정의 혼사도 조건을 보는 세상이니 말이다. 북한 속담대로 “큰 구멍(미국)에 큰 게(재물)가 있다”고 김칫국물을 엄청나게 마시는 듯 싶다.
newchallenge@myway.com
김현길 /지리학 박사.연방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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