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 와킨스작 ‘요코 이야기’ 란 책이 최근 전국적으로 화제다. 그런데도 한인타운 서점에는 없을뿐 아니라 한국문화원 도서관에도 없었다.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중 얼마가 이책을 읽어보았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수 없다.
책의 스토리는 11살의 일본 소녀가 8월15일 종전되기 17일전에 가족 일부와 함께 함경북도의 집을 떠나 일본으로 가는 고난의 여정과 귀국후 일본에서의 어려운 삶을 그린 것이다.
읽으며 곧 느껴지는 것이 실제 11살 소녀의 일기장 글솜씨 정도로 쓰여진 이 책이 어떻게 미국의 중학교 영어교재로 채택 되었느냐는 점이다. 혹시 역사적인 의미 때문인가 하게 되는데 스토리 안에는 역사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고 이를 보충하게 위해 책뒤 몇 페이지 부록에 종전 전후 한,일,미,러가 관련된 역사적 배경을 간단히 적어놓은 것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역사가 왜곡되고 말고 말할 여지도 없는 일기장 같은 글에 불과하다.
다만 여러 스토리 장면이 읽는 이의 흥미를 돋우게 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그시대 저자와 같은 나이 일본인 이웃을 두고 살다가 패전후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그들을 목격한 필자에게는 장면의 상황, 대화, 일본인 한국인 행동 같은 것이 그때 현실과는 다른 것이 너무 많아 그저 소설로 밖에는 볼 수 없다.
한국인의 만행이라면 술취한 몇명이 부녀자를 농락했다는 한 문장 뿐이고 일본 헌병들이 일본인인 주인공 가족들에게 부리는 행패가 더 길게 그려져 있고 일본에 돌아와서의 고생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반면에 한국인과 일본인이 똑 같이 인간적인 대우를 베푸는 장면도 나온다. 이런 것을 볼때 저자는 어느 나라를 꼬집기 위해 쓴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 미국 남자와 살며 자기 언어도 아닌 영어로 30여년전의 정확성 없는 어렴풋한 경험을 소설화하는 가운데 대중적 흥미를 위한 과장을 가미한게 아닌가 싶다.
역사 왜곡보다 이런 역사적으로도 문학적으로도 아무 가치가 없는 180 페이지의 보잘 것 없는 글이 어째서 미국 학교 교재가 되었느냐가 의문이고 이런 교재는 사라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지난 3.1절을 기해 한국에서 학생들에게 3.1절이 무슨 날이냐고 물었더니 반 이상이 모르거나 잘못 알더라는 참으로 경악할만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역사를 모르면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한다는 격언은 되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김용제> 안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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