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의 미국인 여성 승무원 수니타 윌리엄스(41)가 16일 열린 보스턴 마라톤대회에 우주 체류자로서는 처음으로 참가해 42.195㎞를 완주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미국 언론들이 미항공우주국(NASA)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공식 참가자 자격으로 등넘버 14000을 러닝 머신에 붙이고 뛴 윌리엄스는 4시간23분46초로 코스를 완주해 지구에서의 속도보다 훨씬 느린 기록을 보였다.
윌리엄스는 지난 해 휴스턴 마라톤에서 3시간29분57분의 기록으로 여자 부문 100등 안에 들어 보스턴 마라톤 참가 자격을 얻었다. 윌리엄스의 경기 순위는 즉시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여성 참가자 7천600명 가운데 6천300등 쯤 될 전망이다.
지구 상공 337㎞를 시속 2만8천163㎞로 돌고 있는 ISS에서 보스턴 마라톤 출발 신호와 함께 뛰기 시작한 윌리엄스는 90분쯤 지나자 이제 지구 한 바퀴를 다 돌았다. 멋진 기록이다라고 농담을 던졌으며 코스를 완주한 뒤엔 후-야, 다 왔다라고 환호했다.
그는 이날 10℃의 차가운 기온과 궂은 비, 최고시속 80㎞의 강풍 등 악조건 속에 뛴 보스턴 마라톤 남녀 부문 우승자인 케냐의 로버트 체루이요트와 러시아의 리디아 그리고리예바에게 축하 인사를 보냈다.
그는 보스턴처럼 궂은 비와 강풍 등 고약한 날씨도, 깔딱고개도 없었지만 러닝머신에서 몸을 묶고 네시간을 달리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고역이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23.8℃의 온도를 유지하는 ISS 선내에서 공중에 몸이 뜨지 않도록 러닝머신에 몸을 묶은 상태로 달렸다. 러닝 머신에는 달리기의 진동으로 인한 선체의 충격을 막기 위한 진동차단장치가 설치돼 있다.
지난 해 12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편으로 ISS에 도착한 윌리엄스는 기내에서 인도계 여성 특유의 치렁치렁한 긴 머리채를 잘라 어린이 암환자들을 위한 가발용으로 기증한 데 이어 총 22시간2분의 우주 유영으로 여성으로서는 최장시간 유영 기록을 세웠으며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수리 때문에 귀환 일정이 몇 주간 늦어지게 돼 남녀 통틀어 최장기 우주 체류자가 되는 등 수많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런가 하면 즉석 생선초밥을 만들어 먹으려다 실수로 고추냉이 튜브를 놓치는 바람에 우주정거장 안에서 고추냉이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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