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이 최근 5천100 AU(1AU는 태양-지구간 거리)라는 기록적인 거리에서 서로를 도는 작은 별 쌍성계를 발견했으며 이들 별을 연결하는 약한 중력 끈이 언젠가 끊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17일 보도했다.
새 발견은 별의 형성에 관한 모델, 즉 질량이 아주 작고 서로 먼 거리에 있는 별들은 쌍성계를 형성할 수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도 없다는 별의 생성 이론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먼 거리의 쌍성계는 1천800 AU 거리의 쾨니히슈툴 1AB 쌍성계이며 질량이 아주 작은 별들로 이루어진 쌍성계 가운데 50 AU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은 5~6개에 불과하다.
칠레 제미니 천문대의 국제 연구진은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16년 시차를 두고 수집된 두 별의 자료를 비교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고 이 두 별을 연결하는 중력 끈이 매우 약해 두 별이 서로를 한 번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0만년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구에서 두 개의 야구공이 약 300㎞ 거리를 두고 서로를 도는 관계와 비슷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로 톨롤로 1.5m 망원경을 이용해 이 두 별이 지구로부터 약 200광년 떨어진 남쪽 하늘의 봉황새 자리에서 함께 이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적외선 분광계를 이용, 두 별의 온도를 약 2천200℃로 측정했다.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는 뜻을 가진 `행-루스’ 쌍성계라는 별명을 얻은 두 별은 목성 질량의 100배 미만으로 적색왜성이거나 갈색왜성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적색왜성은 별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이며 갈색왜성은 가장 큰 행성보다는 크지만 가장 작은 별보다는 작은 천체이다.
연구진은 이 새로운 쌍성계의 발견은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혼란스러운 것이라면서 우리 은하의 별 가운데 3분의 2는 쌍성계, 혹은 그 이상의 다중계에 속해 있다고 지적했다.
먼 거리의 쌍성계들은 질량이 훨씬 큰 별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별의 질량이 클수록 상대 별에 대한 인력이 커져 서로를 묶는 중력의 힘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새로 발견된 쌍성계의 별들이 적색왜성이냐, 갈색왜성이냐에 따라 나이가 달라진다며 이들이 수십억년 전에 태어났을 수도 있지만 나이가 3천만년 정도인 훨씬 젊은 별들 사이에 섞여 있어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 쌍성계의 나이를 확실히 알면 이들 사이의 연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갈색왜성일 경우 중력이 약해 한층 쉽게 결합이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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