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진압 경관들이 1일 맥아더팍 이민자 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신원미상의 한 남성을 곤봉 등으로 제압하고 있다.
고무탄·진압봉 동원 평화집회 해산
TV카메라 집어던지고 기자 구타도
비아라이고사 “매우 유감” 조사 지시
LA경찰국(LAPD)이 1일 오후 맥아더팍에서 열렸던 이민자 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시위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관들이 고무탄을 발사하고 진압봉을 휘둘러 시위참가 단체들은 물론 언론으로부터 공권력 과잉행사라는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LAPD는 이날 평화적으로 열리던 집회가 끝나갈 무렵 중무장 경찰을 투입,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고무탄을 발사하고 진압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0여명과 경찰관 15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시위대원 1명이 체포됐다.
특히 시위진압 경관들이 현장을 취재하던 폭스TV 카메라맨을 구타하고, 카메라를 집어던지는 장면이 주류언론에 의해 중요기사로 다뤄지면서 사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민자 단체들을 2일 맥아더팍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적인 시위였는데 무장 경찰이 갑자기 무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앞서 행진하던 참가자 수백명이 갑자기 뒤로 뛰어나가면서 일시에 혼란에 빠졌다”며 “이민자들이 낸 세금으로 경찰이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날 오후 4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윌리엄 브래튼 국장은 “어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고 마음이 복잡하다”며 당혹감을 나타내면서 “경찰의 대응이 진압방침을 위반한 것이었는지 여부를 2단계 내부조사를 통해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브래튼 국장은 또 “사후 보고서를 작성해 진압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 조사할 것이며 시의회에도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브래튼 국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단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정치적인 문제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를 방문하고 있는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은 “평화로운 시위 끝에 나온 폭력 사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찰의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허브 웨슨 시의원도 “이번 경찰관들의 행동은 반세기 전 남부 지역에서 시민권 운동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저질렀던 악행과 다름없었다”며 “특히 카메라를 집어던지는 등 취재진에 대해 행한 처사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A경찰보호위원회’의 밥 베이커 회장은 “해산하는 시위대들이 보도를 벗어나 도로를 점령함에 따라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고 시위대가 돌과 병을 던지면서 충돌이 발생했다”며 “경찰관들이 부당하게 대응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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