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양로보건센터에서 이발봉사를 하고 있는 전경학씨가 한 할머니의 헤어스타일을 다듬어 주고 있다. <신효섭 기자>
전경학씨 윌셔양로센터서 2년째 봉사
주름진 손에 ‘7’이라고 적힌 번호표를 꼭 쥐고 있는 이 할머니는 순서를 기다리며 자신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칭찬을 늘어놓았다.
“나는 다른 미용실은 안가. 우리 선생님이 제일 잘 자르거든”
윌셔양로보건센터의 한쪽 코너는 3주에 한 번씩 이발관으로 변한다. 이모 할머니가 ‘우리 선생님’이라고 칭찬하는 전경학씨가 센터를 방문,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찾아 무료 이발 봉사를 해주고 있는 전씨의 이야기가 마더스 데이를 앞두고 훈훈한 정을 전해주고 있다.
전씨가 이발 기술을 배운 것은 지난 1990년. 현재 나성영락교회 집사인 전씨는 선교와 전도를 위해 당시 몇몇 사람들과 함께 전문가를 초빙해 이발 기술을 터득했다고. 본업은 따로 있지만 선교와 교회 봉사 등을 통해 꾸준히 기술을 연마, 이제는 전문 이발사 못지않은 실력을 갖췄다.
지난 2005년 지인의 소개로 윌셔양로보건센터를 방문하게 됐고 그 이후로 3주에 한 번씩 센터에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전씨의 솜씨가 뛰어나다보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어느 미용실에서 왔냐”고 묻기도 한단다.
전씨는 “전도와 선교를 위해 배웠기 때문에 농담처럼 ‘예수님 미용실 출신’이라고 하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분들도 있다”며 “미용사가 아닌 이발사라 처음엔 할아버지들만 담당했는데 할머니들이 자신들도 해달라고 해서 시작하다 보니 이제는 할머니 손님이 더 많아졌다”며 웃었다.
자신이 이발을 배운 것이나 봉사를 하는 이유도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을 위해서라고 밝힌 전씨는 “성경에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말씀으로 산다는 내용이 있는데 나의 달란트를 내 자랑이나 빵을 먹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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