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우려 임신부 90%가 낙태
“인간 존엄성 무시한 출산”반발
다운증후군 태아검진이 보편화 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은 임신부의 90%가 낙태를 선택,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을 위한 각종 지원과 사회적 포용, 의학적 연구 등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이같은 움직임은 초음파와 피검사로 안전하게 다운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방법의 개발에 힘입어 미산부인과학회(ACOG)가 올해부터 연령과 관계없이 모든 임신부에 태아검진을 받을 것을 추천하는 지침을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임신 첫 3개월 내에 검사를 한 후 다운증후군에 걸린 태아를 낙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
이에 맞서 다운증후군 부모 단체들은 유전학 카운슬러와 부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조직하고 낙태를 원하는 부모들에 자신들을 소개할 것을 요청하는 등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미국의 다운증후군 환자는 35만명이고 매년 5,500명의 다운증후군 신생아들이 태어나고 있다. 21번째 염색체 쌍이 3개일 때 일어나는 다운증후군 환자는 대체로 정신지체가 있으며 심장병 등 다른 질환 위험이 높아 평균수명이 49세에 불과하고 많은 환자의 경우 자력으로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많은 부모들은 다운증후군 태아 문제가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고개를 드는 우생학에 맞선 첫 방어선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들은 보편화된 태아검진이 우생학에서 벗어나는 어린이들이 배척되는 사회를 향한 첫 발걸음이라고 주장한다. 뉴스위크 칼럼니스트 조지 F. 윌은 이를 자신의 아들 존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수색 섬멸작전’이라고 표현했다.
관계자들은 다운증후군 태아검진을 둘러싼 논쟁이 장애를 방지하는 문제와 인간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제에서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지에 대한 문화적 전초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서추세츠 종합병원의 태아검진 디렉터 앨런 내이들은 “아이가 정신지체가 있을 것이나 낙태를 해야 한다고 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다운증후군 아이가 사랑스런 사람으로 훌륭하게 자랄 것이라고 하기는 잘못된 것”이라며 “적절한 균형이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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