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시카고의 이혼전문 법률회사 광고판. ‘이혼을 너무 가볍게 다룬다’고 비난받았던 이 광고판은 설치 1주일만인 8일 철거되었다.
시카고의 이혼 법률회사 “색다른 선전일뿐”
‘이혼 조장한다’ 여론 뭇매 일주일만에 철거
인생은 짧아요. 이혼하세요”라는 자극적 문구로 논란을 빚었던 광고판이 설치 한주만에 퇴장 당했다. 시카고 시당국이 철거명령을 내린 것이다.
시카고의 소위 물 좋은 거리에 우뚝 세워졌던 이 광고판은 이혼전문 법률회사인 페트만과 갈랜드 사의 ‘참신한’ 아이디어의 산물이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내놓았던 이 회사의 코리 페트만 변호사는 이런 주장을 펼쳤다.
“법률회사 광고는 너무 재미가 없다. 모두가 천편일률적이다. 변호사가 정장 차림으로 법률 서적 그득한 서가 앞에 서있는 모습이다. 그걸로 뭘 말하자는 건가. 법률 학위를 가졌으니 우리를 써주십시오, 뭐 그런건가. 우린 뭔가 다른 걸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복부 근육 탄탄한 남성의 벗은 상체와 검정 레이스 브라자 사이로 풍만한 젖가슴이 터질듯 클로즈업 된 여성의 상체 사진, “~ 이혼하세요”란 문구, 그리고 법률회사 전화번호를 대문짝만하게 담은 광고판을 설치했다.
섹시한 속옷 선전인가, 향수 선전인가 싶은 광고판은 설치되자마자 시민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눈요깃감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문제는 그런 선정적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려는 ‘내용’이었다. 느닷없는 내용에 킥킥 웃음을 터트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수는 그게 아니었다. “이혼을 하라니… 가정의 가치를 뭐로 보는 건가”하는 반발이 즉각 터져 나왔다.
“이혼을 너무 하찮게 취급한다. 정말 역겹다”고 한 임상 소셜워커는 말했다. 소셜워커로서 그가 하는 일은 이혼 과정에서 사람들이 받는 상실감이나 배신감 등 상처를 가능한 한 줄여서 정상생활을 빨리 회복하도록 돕는 것.
“이런 광고는 이혼이 별 일이 아니라는 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이혼은 엄청난 일이다”
광고판에 대한 반발은 이혼 전문변호사들 자체 내에서도 격렬하다. 이혼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그러잖아도 부정적이어서 항상 조심스러운데 이런 광고판이 느닷없이 나와서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취향이 천박하고 품위 없기가 그 분야 아카데미상 수상 감이라는 비판들이 터져 나왔다.
벌집 쑤신 듯 사방에서 튀어 나오는 비난에 대해 페트만과 그의 동업자인 켈리 갈랜드 변호사는 “사람들이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들인다”고 말한다. ‘이혼하라’는 광고판이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따라서 이혼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는 주장이다.
“만약 누군가 그 광고판을 보고 그 결과로 이혼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사람들의 지적능력을 모욕하는 행위이다. 만약 사실이 그렇다면 우리의 다음 광고판은 나와 있다. ‘당신의 돈을 내게 달라’고 써 붙이겠다”
우중충한 법률광고판에 색을 좀 입혀본 것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밝히는 광고의 본래 의도는 ‘행복’ - 짧은 인생인데 자신에게 성실하면서 행복하게 살자는 메시지라고 한다.
논란 많았던 ‘이혼’ 광고판이 철거된 것은 광고 문구와는 상관이 없다. 광고판이 무허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면 짧은 것은 ‘인생’만이 아니었다. 문제의 광고판도 수명이 짧았다. 그렇기는 해도 그 일주일 사이 페트만의 법률회사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눈길을 끈만큼 효과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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