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5~2세들이 공립, 사립 고등학교 학생회장에 줄줄이 당선돼 화제다.
치열한 선거전을 통해 당당히 선출된 한인 학생들은 캠벨 고등학교의 에릭 황, 그라나다힐스 차터 고등학교의 캐시 장, 팔로스버디스 페닌슐라 고등학교의 클라라 윤, 비숍 고등학교의 황예슬양. 모두 17세로 올 가을 12학년이 되는 시니어들이다.
오는 가을학기부터 지도력을 과시할 학생회장 당선자들은 한결같이 ‘전교 학생회장’이란 경력이 대입 전형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이기적 생각보다는 “내 학교를 좀 더 좋게 만들겠다”는 ‘사명감’에 출사표를 던져 ‘내 아이’만 생각하는 한인 부모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사립 고등학교 캠벨 홀 학생회장 당선자 에릭 황군은 점심때마다 카페테리아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학생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뺑소니 사고가 잦은 학교 주차장의 불안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학교와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한다.
팔로스버디스 페닌슐라 고교 학생회장 당선자 클라라 윤양은 ‘9학년 때부터 학교를 더 좋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학생들이 “학교는 공부만 하는 따분한 곳이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란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그라나다힐스 차터 고교 학생회장 당선자 캐시 장양과 가톨릭 사립학교인 비숍(Bishop Conaty Our Lady of Loretto) 고교 학생회장 황예슬양 또한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우선이다. 장양은 “책임감을 가지고 다른 학생들을 돕는 것만큼 보람된 일은 없다”며 “가장 큰 출마 이유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에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에릭 황군이 재학 중인 캠벨 홀은 원래 여자학교였으나 1983년 남녀공학으로 변경된 여심이 센 학교. 황군은 이를 역이용해 여학생들의 표심을 다지는데 전력을 다하면서 동시에 9~12 전 학년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선거전을 펼쳤다.
저학년 회장을 지낸 황군은 ‘학교 주차장 안전 향상’ 같은 구체적인 약속과 함께 저학년 유권자의 몰표를 겨냥한 ‘저학년 교내 운전 자격 복귀’란 공약을 내놓았다. 주차장 부족 때문에 학교에 차를 가져오지 못하게 한 조치에 불만이 많던 10~11학년 학생들에게는 복음 같은 공약이었고 황군의 선거 전략은 주효해 투표 유권자 70%의 지지를 얻었다.
2명의 아시아계 남학생들과 경합을 벌인 클라라 윤양은 ‘Reach for Moon with Clara Yoon’이란 톡톡 튀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단 한 번에 유권자의 관심을 끌고 이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윤양은 “학생회 선거는 인기투표나 대학 입학 때 가산점을 얻는 도구가 아니라 학교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는 메시지 전달에 애쓴 결과 윤양은 남학생 후보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당선됐다.
캐시 장양의 선거는 매우 치열했다. 4,000여명이 재학 중인 차터 스쿨의 전교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답게 총 3명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장양은 유권자들에게 “절대 잊지 못할 학창시절과 더 낳은 홈커밍”을 약속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과열조짐까지 보였던 선거는 한 번에 당선자를 결정짓지 못해 결선선거로 이어졌고 결선에서는 9학년인 친여동생까지 소매를 걷고 나서 9학년 유권자들을 공략한 결과 승리를 안았다.
사립학교인 비숍 고교의 학생회장에 선출된 황예슬양은 미국에 온지 6년 밖에 안 되지만 9~11학년 때 이미 학년 학생회장을 내리 지냈다. 이번 전교 학생회장 당선은 시의원, 시장을 지낸 정치인이 주지사에 뽑힌 것처럼 더 큰 책임을 지는 직책에 선출된 것이다.
●캠벨 고교 에릭 황
“저학년도 교내 운전” 공약 주효
●페닌슐라 고교 클라라 윤
‘재미있는 학교’로 남학생들 제쳐
●그라나다힐스 차터고교 캐시 장
3명 치열 각축… 결선투표 승리
●비숍 고교 황예슬
9~11학년 회장이어 전교회장돼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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