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이란 결혼하여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지는데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또한 과거에 임신한 적이 있는데 다시 임신이 오래도록 안 되는 경우, 임신은 되지만 임신유지가 잘 안 되어 계속해서 유산되는 경우도 불임에 속합니다.
실제로 진료를 하다보면 산부인과 불임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도 아이를 갖기 어려운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겉으로는 아무 증상이 없는 것 같아도 몸속의 신체균형이 흐트러진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기혈 순환이 안 되어 몸이 차거나 어혈이나 스트레스가 심하게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수정은 되어도 착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방에서 보는 불임은 네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한의학에서는 불임과 가장 큰 관련이 있는 장기는 신장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신기능이 허약할 때, 특히 신양이 허약하면 하복부를 따뜻하게 주지 못하기 때문에 임신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못합니다. 계란이 병아리로 부화되기 위해서는 암탉이 따뜻하게 알을 품어주어야만 하는 것처럼 배란 및 수정과 착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신양이 아랫배를 따뜻하게 덥혀 주어야 합니다. 또한 신기능의 저하는 난소 기능의 저하를 유발하여 정상적으로 월경이 되지 않으며 무배란성 자궁 출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둘째, 간장의 기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간은 봄에 자라나는 나무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간의 기운이 정상적일 때는 몸의 기운이 막힘이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순조로운 소통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만약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간기능이 울체되면 기의 순환이 이롭지 않게 되어 내분비 계통 및 여성의 생식기 계통의 기능을 조절에 관여하는 경맥인 충임맥의 기운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셋째, 어혈을 들 수 있습니다. 어혈이란 인체의 기혈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생겨난 일종의 병리적 혈액 산물인데 어혈이 하복부에 정체되면 불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하복부의 기운을 덥혀 주는 원인적인 치료 외에도 어혈을 풀어주는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넷째, 습담을 들 수 있습니다. 습담이란, 외부에서 받아들인 음식 및 자양분이 정상적으로 소화, 흡수되지 못하고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여 발생한 병리적 대사산물을 말합니다. 그래서 비위의 기능이 좋지 않으면 습담이 불임을 유발하게 됩니다. 임상적으로 지나치게 비만하면 임신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것은 습담이 충임맥 기운의 소통을 방해하여 불임을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각 진단에 따라 한약과 침, 뜸을 중심으로 치료하면 좋은 결과들이 나타납니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는데 항상 아랫배를 따뜻하게 보온하고 차가운 자리에 오래 앉아 있거나 냉성 음식은 삼가야 하며 화를 자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꼭 맞는 바지, 꼭 끼는 거들, 굽 높은 신발은 피하고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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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