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반미 감정때문에 곤욕
멕시코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미스 아메리카인 라헬 스미스가 드레스를 입고 행진하던 중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수백명의 멕시코 청중들은 그녀에게 야유를 보냈다.
당황하는 그녀에게 멕시코 관중이 야유를 보낸 것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최근 악화되고 있는 멕시코와 미국의 긴장 관계를 반영한다.
스미스는 지난주 멕시코에 머무르는 동안 거리 패션 행진 행사를 비롯해 가는 곳마다 멕시코 시민들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 중 심사위원과의 인터뷰 때도 ‘멕시코’를 외치는 청중들의 야유로 그녀의 말은 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잠시 말을 중단한 뒤 스페인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일부는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청중속에서는 웃음이 쏟아져나왔다.
일본 대표인 리요 모리가 멕시코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하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는 미국이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지난해 방위군을 멕시코 국경에 배치하면서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미국 상원이 40년간 지속돼온 가족 이민을 제한하는 이민법 개정안을 상정하면서, 멕시코인들의 반미 감정은 더욱 심화됐다.
다수의 멕시코인들은 미국이 세계전략은 물론 스포츠 경기까지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고 있다.
멕시코 언론들은 29일 이 대회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미국 후보가 5위를 차지한 반면 자국 후보인 로사 마리아 오제다는 5위 밖으로 밀려난 데 대해 안타까워하는 기사를 실었다.
엘 유니버샬지는 오제다의 팬들이 흥분하는 것은 그녀가 10 위에 그친 사실이 아니라 미국대표가 드레스를 밟고 넘어졌는데도 심사위원들이 벌점을 주지 않은 점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대회 중간에 광고가 나가는 동안 미국의 NBC 방송 관계자가 9천여명의 청중에게 이런 행위가 전세계에 멕시코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자제를 요청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결국 이날 대회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은 항상 특혜를 받는다는 그들의 논리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됐다.
대회 주관사인 미국의 도날드 트럼프 씨는 이번 소동이 미국 정치에 대한 멕시코인의 좌절이라고 무시하면서 공개적인 언급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기사제휴] CBS국제부 감일근 기자 stephano@cbs.co.kr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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