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미국 북서부의 한 지역에 집회를 다녀왔습니다. 참 아름다운 도시에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이민의 삶의 현장이지만 신앙을 가지고 믿음으로 어려움을 헤쳐 온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만나는 것은 기쁨이었습니다. 그 지역에 목사님들도 만나 참 좋은 교제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누구의 심정은 누가 잘 안다고 목회자들의 심정은 목회자가 잘 압니다. 특별히 이민교회를 목회하는 목회자는 처음 만나는 이민교회 목회자와 금방 가까워 질수 있는 점이 지역은 달라도 목회현장의 형편은 거의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입니다.
꿋꿋하게 목회하시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목회자들이 그 지역의 목회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연합하고 함께 협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운 지역의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아름다운 지역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쌀이 떨어졌답니다. 코스코나 한아름, 아씨 등에 가도 쌀이 없답니다. 미국에 쌀이 떨어지다니요. 빈민국에 식량을 지원하기 전에 미국의 바로 그 지역에 쌀을 지원하여야겠다는 말들이 웃음 속에 오고 갔습니다. 말씀들을 들어보니 그 지역은 특징이 테리 야키 식당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합니다. 테리 야키 식당에서 쌀을 가장 많이 소비한다고 합니다. 한 식당에서 평균 50에서 60포대의 쌀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최근 유류가격이 인상되고 물가가 뛰면서 덩달아 쌀값도 뛰어 버렸고 불안한 심리의 사람들이 쌀들을 사재기하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갑자기 쌀이 동이 나고 코스코 같은 데서도 한 사람이 한포대만 살 수 있는 극약처방까지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이미 70여 년 전부터 미국은 쌀농사를 비행기로 시작하였습니다. 우리처럼 조그만 논에 모심기를 하면서 논두렁에 앉아 새참 먹는 농사가 아니었습니다. 넓디넓은 땅에 비행기로 씨를 뿌려서 쌀농사를 해왔고 곡물은 세계 각국으로도 수출할 정도로 풍요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쌀이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났나요?
주범은 사재기 풍토입니다. 한인들이 많이 했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사재기는 모든 사람들이 다 나서서 합니다. 2000년에 세계의 종말이 온다고 그로서리에 물 한 병이 남아있지 않았던 미국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사재기의 심리는 첫째, 불안에서 옵니다. 이것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값이 올라가면 어떻게 하나? 둘째,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옵니다. 다른 사람은 못 먹어도 나만 먹으면 되고 다른 곳에서는 없어도 내가 있으면 나는 더 큰 이익을 볼 것이고. 셋째, 사재기는 소인의 전매품입니다. 논어에 소인은 자기 유익을 따라 살지만 대인은 명분을 따라 산다고 했습니다. 흥선 대원군의 형 흥원군은 정계에서 꿈을 펼쳐보지 못한 한을 물욕으로 풀어가면서 살았던 ‘소인’이었습니다. 곳간 9개를 짓고 쌓여가는 재물을 보면서 사는 맛을 보았던 흥원군의 제 7곳간은 생태저장고이었기에 여름이면 생선 썩는 냄새가 성안에 가득하였다고 합니다. 저도 못 먹고 남도 못 먹게 하는 소인의 행태였습니다.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평범한 이민가정에 쌀이 떨어져 밥을 못해먹는 바람에 ‘선생님 댁에 쌀 아직 안 떨어졌어요?’가 인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성경은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잠 11:24)고 가르치십니다. 유류 값도 올라가고 온통 경제문제 때문에 정신들이 다 나가버린 것처럼 살고 있는 이때 우리라도 정신 차리고 살아봅시다. 어려운 이때에 더욱 나누어 가면서 살아봅시다. 오늘도 에셀나무를 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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