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김기준 씨
메인서 조지아까지
직장도 그만두고 도전
워싱턴서 축하모임
5개월에 걸쳐 2,175마일의 애팔래치안 산맥을 홀로 종주한 한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재미대한산악연맹 산하 ‘산사람 산악회’ 회원 김기준 씨(35).
김 씨는 지난 5월 26일 메인주 소재 카타딘 산을 출발, 지난 10월 25일 조지아주 스프링거 산에 도착하는 것으로 애팔래치안 산맥 종주를 끝냈다.
28일 최연묵 재미대한산악연맹 버지니아지부장과 함께 본보를 방문한 김 씨는 “5개월의 여정을 끝내고 종착지점에 도착했을 때 ‘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과 함께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5개월 전 시작할 때만 해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등정을 하면서도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도 수차례 했다고 한다.
김 씨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험한 애팔래치안 산맥 종주에 나선 이유는 단 하가지. “나 자신에게 뭔가 큰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그것이 애팔래치안 산맥 정복이었다”는 것.
김 씨는 “산행 중 무거운 등산백에 어깨를 심하게 다쳤을 때는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포기하면 죽을 때 까지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지만 밀어 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캠핑을 하면서 쌀을 포함 5-6일분 식량을 등에 메고 등행을 했다. 그가 주로 먹은 음식은 라면과 참치 캔. 식량이 떨어지면 마을로 내려가 음식을 구하기도 했다고.
김 씨는 “산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고 장비도 열악하다보니 산행이 쉽지 않았다”면서 “산악 보행법이라도 제대로 알았으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반 전 미국에 와 뉴욕 플러싱의 세탁소에서 옷 수선 일을 했던 김 씨가 애팔래치안 산맥 종주를 꿈꾼 것은 2년 전.
애팔래치안 산맥을 처음 보자마자 꼭 한번 종주를 해봐야 겠다고 마음먹었고 이번 등정을 위해서는 직장까지도 그만두면서 첫 도전했는데 마침내 성공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김 씨는 이번 애팔래치안 산맥 종주로 얻은 것은 대자연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체험했다는 말도 잊지않았다.
그의 또 하나의 꿈은 애팔래치안 산맥에 이어 록키 산맥을 종주하는 것. 록키 산맥 트레일은 2,700마일과 3,000마일 2개로 나뉘어 있는데 반드시 이곳을 종단하겠다는 의지를 벌써부터 드러내 보이고 있다.
물론 결혼도 하고 돈도 열심히 번 후에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고향이 강원도 횡성인 김 씨는 한국에 있을때 부산 범어사 청련암에서 10년간 선무도를 수련하기도 해 현재 선무도 6단에 합기도 3단, 쿵푸 1단의 무술 고단자 이기도 하다.
최연묵 재미대한산악연맹 버지니아 지부장은 “김 씨의 북에서 남으로의 애팔래치안 종단은 한인으로서는 처음일 것”이라며 “요즘처럼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들에게 김 씨의 이번 쾌거는 큰 격려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지역의 한인 산악인들은 김 씨의 이번 애팔래치안 산맥 종단을 축하하는 모임을 30일 저녁 마련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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