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회장 車산업 무너지면 美경제에 대재앙 초래
의원들 차가운 반응..폴슨 구제금융자금 전용 곤란
미국을 대표하는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자동차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은 18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자동차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자동차산업이 당면한 어려움이 금융위기로 인한 극심한 판매부진의 탓으로 돌리는 한편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 파국적인 대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부의 조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의원들과 한국.일본 등 해외자동차업체의 현지생산공장이 위치한 남부지역의 민주당의원들은 경쟁력이 낙후된 자동차산업의 구제를 위해 납세자의 세금을 투입하는데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으며,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자금을 전용해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데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GM의 릭 왜고너 회장은 이날 금융위에 출석, 미국 자동차업계가 도산하면 1년 안에 3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앞으로 3년 동안 개인소득은 1천500억달러가 줄어 들며 정부의 세수입이 1천560억달러나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왜고너 회장은 이러한 수준의 경제파국은 자동차 업계가 원하는 정부의 지원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디트로이트 이상의 문제이며 재앙과도 같은 파국으로부터 미국 경제를 구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크라이슬러의 로버트 나델리 CEO는 특히 자동차업계의 파산이 국가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자동차산업이 붕괴하면 군사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이 약화되고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드의 앨런 멀랠리 CEO는 국내 자동차산업이 과거 실수를 범했지만 현재의 문제는 금융위기로 인해 3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경기부진으로 비롯된 것이라면서 이러한 곤경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동차 연비개선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자금 250억달러 외에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로 250억달러의 운영자금을 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자금 가운데 일부를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같은 지원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위 위원장인 민주당의 크리스토프 도드 의원은 자동차산업이 붕괴하면 수십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자동차업계 CEO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스스로 입힌 상처에 대해 치유책을 찾고 있는 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엔지 의원은 금융위기를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봉착한 유일한 이유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비효율적인 생산시스템과 퍼주기식의 노사합의로 인해 해외 자동차업체들에 비해 미국 자동차산업을 경쟁열위 상태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자동차노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버락 오바마 당선인과 민주당 수뇌부는 부시 행정부가 임기만료 이전에 자동차산업에 대한 구제안을 조속히 실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의 입장에서는 취임 이후 자동차산업에 대한 구제에 나설 경우 노조의 입장만을 편들어 납세자들의 부담을 지운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부시 대통령이 정리하고 물러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에 출석, 금융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자금을 자동차 등 다른 부분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전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폴슨 재무장관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함께 하원 금융위에 출석해 구제금융프로그램은 경기부양이나 경제회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모든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면서 자동차산업을 위해서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은 빠르면 20일 자동차산업에 총 500억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측에서도 지원안이 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김재홍 특파원
s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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