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세상에서 젤~로 맛있는 집’ 낸 김한석-박선영 부부
요리연구가·미식가의 ‘맛 하모니’… 입맛은 서로 달라도 마음은 하나
크리스마스는 ‘분위기 먹는 날’… 와인에 크래커·치즈만 있어도 OK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는 남자와 여자의 시각에서 본 다른 차이의 러브스토리다. 방송인 김한석과 아내이자 요리연구가 박선영은 요리와 음식을 통해 ‘냉정과 열정 사이’를 짚어냈다.
부부는 최근 <세상에서 젤~로 맛있는 집>(웅진리빙하우스)이라는 음식점 소개서를 함께 출간했다. 이 책에는 한식 일식 양식 중식 분식 등 장르를 망라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가게들이 소개돼 있다.
두 사람은 MBC 요리 정보프로그램 <찾아라! 맛있는 TV>에 출연하며 부부의 인연을 맺고, 일도 함께 하는 파트너가 됐다. 왁자지껄하게 소주잔을 기울이는 김한석과 와인을 홀짝이는 박선영이 함께 집필한 <세상에서 젤~로 맛있는 집>을 통해 달라도 너무 두 사람이 하나로 마음을 모으는 과정을 들어봤다.
부부와 대화를 통해 얻은 결론은 이 책은 음식점 소개서를 가장한 연애 지침서라는 것. 부부가 책에 실을 맛집들을 추리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책을 내게 됐나.
=나는 <찾아라! 맛있는 TV>로 8년간 맛전문가로 활동했고, 아내는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츠지원에서 일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먼저 우리에게 맛집을 꼽아달라고 제안했다. 둘 다 워낙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흔쾌히 공동 작업을 하게 됐다.(김한석ㆍ이하 남편)
▲책을 집필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없었다. 서로 입맛이 달라 책에 담을 주제를 나누기도 편했다. 140곳에 이르는 맛집을 추려 90곳 정도를 책에 담아야했다. 둘의 사이가 더 좋아졌다. 이전에도 책을 낸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편하고 재미있게 책을 낸 적이 없었다. 연애 시절 갔던 맛집도 함께 찾아가보는 등 둘이 함께 해 즐거움이 더 컸다.(박선영ㆍ이하 아내)
▲부부에게 요리란 어떤 의미인가.
=둘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대화의 절반 이상이 요리 혹은 음식이다. 오가는 말 중에 80%가 요리 얘기라면, 사람에 관련한 내용은 20% 밖에 되지 않는다. 맛을 공유하며 사이가 가까워졌다. (남편)
▲둘의 입맛이 어떻게 다른가.
=한석씨를 만나기 전까지 꼼장어, 돼지껍데기 이런 음식을 안 먹어봤다. 프랑스 요리학교 코르동 블루에서 유학해 코스, 정찬요리가 더 익숙했다. 간단한 식사는 빵 밖에 먹지 않았다. 반대로 한석씨는 요리를 3~4시간에 걸쳐 먹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아내)
▲서로 다른 입맛 때문에 마찰은 없었는가.
=처음에는 이런 걸 어떻게 먹나, 왜 먹나 하고 의아했었다. 하지만 아내가 권하는 음식들을 먹어보니 맛있더라. ‘맛있다’는 것은 공통의 진리니까. 책에 담을 맛집을 고르면서 두 사람이 동시에 맛집으로 고른 집이 한 군데도 없어 깜짝 놀랐다.(남편)
▲식비가 만만치 않겠다.
=솔직히 말하면 놀랄까?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돈을 번다(웃음). 생활비는 다 음식 먹는 데 쓰는 것 같다.(남편)
▲김한석은 음식을 먹을 때 어떤 스타일인가.
=입맛은 쉬운 남자다. 밥하고 김치만 있어도 잘 먹는다. 다만 까탈스럽다. 맛 없으면 젓가락도 안댄다. 한석씨는 <찾아라! 맛있는 TV>를 하면서 얻은 ‘재수없는 직업병’이라고 하더라.(아내)
▲김한석의 요리 실력은.
=아내는 맛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정도다. 이를테면 짠 맛도 간장으로 냈는지, 소금으로 냈는지 알아챈다.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절대미각이 있는 것 같다. 음식 전문가가 되라고 요리 자격증을 권유했다.(아내)
▲요리전문가 아내 덕에 좋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서로 바빠서 매일 잘 먹지 못한다. 아내는 정확히 개량된 레시피에 따라 자기가 공부한 방식 그대로만을 요리에 적용했다. 내가 가슴으로 요리를 만든다면, 아내는 머리로 요리를 만든다. 예전에 닭볶음탕을 만드는데 아내는 닭육수만을 고집했었다. 나라면 야채육수로 바꿔도 무방하다. 여러 야채를 압력밥솥에 넣고 찌며 진한 국물이 우러나온다. 이걸 본 아내는 이런 방법에 신기해하더라. 물론 둘 다 맛있다. (남편)
=10년 이상 전문적으로 요리공부를 해 온 내게 한석씨의 입맛이나 요리법은 새로운 경험을 안겨줬다.(아내)
▲크리스마스에 추천할 만한 음식은.
=원포인트 메뉴를 추천하겠다. 감당하기에 적당한 가격의 와인에 크래커나 치즈 같은 안주 정도만 차려보는 게 어떨지. 이런 날은 분위기를 ‘먹는’ 날이니까. 한해동안 서로에게 기뻤던 점, 서운했던 점 등을 회고하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아내)
=지난해 연애할 때 우리 부부가 그렇게 보냈다. 켜놓은 초가 다 탈 때까지 이야기하며 미래를 약속했다. 올해는 아버지 생신으로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다. (남편)
스포츠한국 이현아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
사진=김지곤기자 jgkim@sportshankoo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